○…공연 주최사인 MBC는 콘서트 시작 전 먹구름이 몰려오자 한때 노심초사하는 분위기. 한 관계자는 “폭우가 아니라면 비가 뿌려도 행사를 강행할 계획이었지만, 그럴 경우 오케스트라와 음향기기 등에 문제가 발생할지 모르고 관객들도 불편이 많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공연 뒤 관객들은 주최측이 ‘비상용’으로 마련한 우비를 선물로 받았다. 이 우비에는 3테너의 캐릭터가 새겨져 있다.
○…이들 세 명의 테너는 큰 제스처와 표정연기를 지어 보이며 성의있게 노래를 불렀다. 최근 호흡이 짧아진 파바로티를 위해 지휘자 야노스 악스가 긴 음표가 나오기 전 쉼표를 충분히 주는 아량을 보이기도 했다. 도밍고는 푸치니작 ‘서부의 아가씨’ 중 아리아가 낮은 음으로 끝나 효과가 적다고 판단한 듯 끝부분을 한 옥타브 올려 부르기도 했다.
○…염려를 자아냈던 올림픽 주경기장의 음향설비는 ‘대체로 무난했다’는 평. 좌석에 따라 다소의 반향음(에코)이 들렸지만 전체적으로는 세 사람의 목소리와 반주가 비교적 또렷하게 전달됐다는 것. 무대 반대편 객석에서는 세 사람의 모습을 알아보기 힘들었지만 무대 양쪽에 400인치 멀티비전이 설치돼 표정과 동작을 볼 수 있었다.
○…공연이 열린 잠실올림픽 주경기장에는 서구인들과 일본인들도 눈에 띄어 이채. 한 일본인 관객은 “일본 변호사회 단체관람단 300명의 일원으로 서울에 왔다”며 “공연 다음날 서울의 고궁 등을 관광한 뒤 돌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MBC 관계자는 당초 일본측에 입장권의 4분의 1을 배정했으나 실제 판매는 예상보다 부진했다고 밝혔다.
<유윤종기자>gustav@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