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클리닉]초보의 딜레머

  • 입력 2001년 6월 25일 13시 19분


▼질문▼

이제 골프를 시작한지 6개월 정도 되었습니다. 기복은 있었지만 최근 연습장 실력이 무척 좋았습니다. 연습장 에서는 7번아이언 110m, 5번아이언 130m, 4번아이언 140m, 5번우드를 연습장 바닥에 놓고 150m정도를 날렸습니다. 아직 드라이버는 치지 못합니다만 연습하는 것을 본 동료분들의 말이 거리는 조금 부족하지만 항상 거리와 방향이 일정하고 탄도도 좋으며, 스윙이 간결하다고 하였습니다. 그러나, 필드에만 나가면 상황이 달라집니다. 누구를 의식하는 것도 아닌데, 티샷의 절반이상이 타핑이 되고, 쎄컨샷도 뒤땅 투성이가 됩니다. 연습장에서도 안될때 그립이나 톱스윙 자세등을 고치면 개선이 되었었는데 필드에서는 이것 저것 아무리 고쳐봐도 개선이 되지가 않습니다. 골프를 시작한후 주위에서 필드를 나가자는 제의를 많이 받았었지만, 제생각에 연습장에서도 안되는데 필드를 어떻게 가나 라는 생각에 그런 제안을 정중히 사양하다가, 이제 연습장에서도 좀 된다고 생각하여 필드를 나간 것인데…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답변▼

골프는 스포츠이면서도 게임의 성격이 아주 강합니다. 그러기에 젊어서 한 때 즐기다가 그만두는 것이 아니라 나이 들어 두 발로 걸을 수 있는 한 계속할 수 있는 것입니다. 동시에 자신도 모르게 기분에 좌우되는 것입니다.

게임의 성패는 확신감과 도전 정신에 달려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다른 일도 마찬가지이지만, 먼저 기본이 튼튼해야 할 것입니다. 이상하게 들릴지 모르지만, 일을 복잡하게 만들지 말고 간단하게 만들어야, 복잡한 상황에서 응용하기가 오히려 쉬어집니다. 처음에 임기응변부터 배우다 보면, 온통 반창고 투성이가 될 것입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경험의 축적입니다. 이 경험으로부터 얼마나 빨리 자신에게 알맞는 기본 원리를 추출해낼 수 있느냐 하는 것이 기량의 향상속도를 좌우합니다.

몇 번의 코스 경험에서 감을 잡으셨겠지만, 생각해 보면, 골프채 14개 중에서 가장 쉬운 것이 드라이버라 할 수 있습니다. 다른 채는 샷의 정확도가 요구되지만, 드라이버는 공이 넓디넓은 fairway로 대충 나가주면 되기 때문입니다. 처음부터 비거리를 욕심내지 않도록 합니다. 샷이 정확하고 스윙이 정확하면 비거리는 저절로 증가하게 됩니다. 비거리부터 욕심을 내면 샷이 엉망이 될 것입니다.

골프 동작의 기본은 일관적 스윙입니다. 골퍼의 체력과 성격에 부합되는 스윙의 템포와 리듬을 찾아내어 그 일관성을 유지하도록 합니다. 스윙은 채의 종류에 관계 없이 일관적이어야 합니다.

스윙이 일관적이면, 채가 알아서 공을 적절하게 운반해줍니다. 왜냐하면 채마다 샤프트 길이와 타면의 로프트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공은 내가 쳐내는 것이 아니라 채가 운반해준다는 감각이 필요합니다. 즉 골퍼가 올바른 스윙을 하면 채는 제가 알아서 공을 정확하게 운반해줍니다.

스윙 감각의 기본을 익히는 방법은, 비닐 호스를 휘룰러보는 것입니다. 비닐 호스가 일관적으로 휘둘러질 때까지 연습해보면 효과가 있을 것입니다.

스윙의 일관성을 터득하는 방법으로는 image swing을 권합니다. 연습장에서도, 어드레스 자세에서, takeaway에서 finish까지의 모든 동작은 물론 공의 방향과 낙하지점을 뇌리 속에 그려 넣은 다음, 이 이미지대로만 스윙을 하라는 것입니다. 그래야만 스윙이 하나의 연속 동작으로 완성됩니다. 스윙 도중에 다른 생각을 하면 스윙이 교란됩니다. 미스샷의 가장 큰 원인은 스윙의 불연속성으로 인한 스윙의 비일관성에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연습장에서는 연습의 양보다는 연습의 질에 치중하도록 합니다. 샷을 할 때마다 어드레스 자세를 점검하고 그립을 다시 잡으며, 연습장이 아니라 코스를 연상하면서 연습합니다. 한 여름에도 이마에 땅방울이 흐르는 연습은 잘못된 연습이라는 것의 저의 주장입니다. 골프는 운동이 아니라 게임이기 때문입니다. 말하자면 poker face를 유지하도록 합니다. 특히 연습을 할 때는 "바꾸는 연습"이 아니라 기본을 굳히는 연습에 치중하도록 합니다.

한편 연습장과 코스는 상황도 다를 뿐 아니라 골퍼의 심리 상태도 달라집니다. 하지만 우선은 기본에 충실하면서, 상황에 대처하는 나름대로의 비결을 생각하도록 합니다. 코스에서는 가능하면 말 수를 줄여야 "기"가 다른데로 새지 않습니다.

초심자 시절에 코스에 나가면 모든 동반자들이 한 수 가르쳐준다고 이런저런 충고를 할 것입니다. 아주 고마운 일이지만, 골프는 개성이 강한 게임이므로, 남의 충고가 내게는 전혀 맞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특히 임기응변에 해당하는 내용은 무시하도록 합니다. 요컨대 남의 이야기는 어디까지나 참고만 하고, 그 속에서 자신에게 맞는 기본 원리를 추출하도록 합니다. 연습은 연습장에 돌아와서 하도록 합니다.

언제나 즐거운 골프가 되시기를 !

이무기 reemk@m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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