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발라드 ‘하루’로 인기를 모은 가수 김범수 측은 ‘가을 동화’ 커플인 탤런트 송승헌과 송혜교를 캐스팅하면서 5000만원을 지불했다. 송승헌과 송혜교가 함께 소속된 기획사가 김범수 측과 가까운 사이인 덕분에 그나마 ‘저렴’했다는 후문.
뉴질랜드에서 촬영된 ‘사랑하니까’의 그룹 ‘문 차일드’ 측은 당초 6000여 만원을 주고 탤런트 K씨를 주인공으로 발탁했다. 하지만 촬영에 들어가기 직전 K씨 측과 제작진이 제작 방향을 놓고 의견이 엇갈렸고, ‘문 차일드’ 측은 평소 절친한 사이인 탤런트 정준호를 대신 투입해 촬영을 진행했다.
캐나다 설원을 배경으로 차승원 신하균 이요원 등을 내세워 촬영된 포지션의 ‘아이 러브 유’ 뮤직 비디오도 당초 탤런트 B씨가 주인공을 맡기로 했으나 수천만원의 과도한 액수를 요구하는 바람에 협상이 결렬됐다.
이러한 출연료 인플레는 한 두 달 내에 판매성공 여부가 결정되는 가요 마케팅의 특성 상, 단기간에 승부를 내려다보니 연기자 유치를 둘러싸고 출혈 경쟁이 벌어지기 때문.
‘가을 동화’ 이후 아직까지 뮤직 비디오에 출연하지 않은 원빈의 경우, “캐스팅하면 무조건 대박”이라며 음반 제작자들이 달려들어 한편 개린터가 7000만원까지 치솟기도 했다. 이는 웬만한 인기 영화배우의 영화 출연료를 능가하는 액수.
1998년 이병헌이 조성모의 뮤직비디오 ‘투 헤븐’에 출연하면서 받은 개린티는 500만원 안팎이었다. 불과 3년만에 최고 14배까지 뛴 셈이다.
한 댄스그룹의 기획사 사장은 “뮤직비디오에 출연한 연기자들은 별다른 대사 없이 울먹이는 표정 정도만 보여주는 경우도 있다”면서 “이들에게 수천만원씩 지급하는 것은 분명 과열 경쟁’이라고 말했다.
<이승헌기자>dd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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