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기 쉬운 부동산]재개발과 재건축 한참 다르다

  • 입력 2001년 6월 25일 18시 48분


부수고 다시 짓는 것은 재건축이나 재개발이 모두 같다. 그러나 사업의 성격은 크게 다르다. 추진절차와 투자 방법도 달라진다.

재건축은 집 주인이 자기 돈을 들여 제 집을 부수고 새로 짓는 것이다. 개인이 스스로 판단하고 추진할 사업이다. 아파트를 재건축한다면 주인들이 모여서 재건축 여부를 논의한다. 개인재산을 다루는 사항이지 공공적인 성격은 없다. 물론 건축 관련 법이나 조례 등에 따라 인허가를 받아야한다.

재개발은 재건축에 비해 공공성이 강하다. 재개발은 불량 주택이 밀집돼 있고 낙후된 지역을 ‘도시의 건전한 발전을 위해’ 새로 정비하는 사업이다. 건설교통부장관이 지자체나 주택공사 등이 주체가 돼 재개발을 시행하는 경우가 많다. 행정기관이 ‘공공성’과 ‘강제성’을 띠고 펼치는 사업이기도 한 셈. 서울시가 봉천동 달동네를 정비하는 식이다. 물론 토지소유자나 주민들이 모여서 재개발 사업을 할 수도 있다.

재건축은 주택건설촉진법, 재개발은 도시재개발법 등 서로 다른 법에 따라 사업을 진행하는 것도 차이점.

두 사업 모두 애초의 목적과는 관계없이 투자 대상이 되기도 한다. 투자할 때도 재개발 재건축의 특성을 잘 살펴야 한다. 재건축은 주로 서울 강남권에서, 재개발은 강북권에서 이뤄지고 있다. 강북보다 강남에 아파트가 먼저 들어서기 시작해 이제 다시 지을 때가 됐기 때문이다(재건축). 계획 개발한 강남에 비해 강북은 불량 노후 단독주택들이 많아 주로 재개발이 많다. 이는 투자 수익성과 직결된다. 보통 입주 후 강북에 비해 강남의 집 값이 더 많이 오른다. 재개발보다 재건축의 수익성이 더 높을 수 있다는 얘기.

재개발은 소액으로 투자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재건축 투자 때는 아파트를 한 채 사야하지만, 재개발의 경우 지구내 주택, 국공유지, 사유지 등 다양하게 매입해 투자할 수 있다.

재건축 대상은 주민들이 거의 같은 규모의 아파트 한 채씩을 갖고 있는 경우다. 재개발은 매우 다양한 면적의 땅이나 집을 소유한 사람들이 모여 추진한다. 소유 구조가 복잡하면 사업일정이 크게 지연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재개발이 마무리단계에 접어든 관리처분 시점’을 안전한 투자시기로 꼽는 것도 이 때문이다. 재건축도 ‘자기 돈 들여 자기 집을 다시 짓는’ 성격을 감안하면 큰 수익을 기대하고 입주 때까지 기다리는 것은 무리다.

<이은우기자>libr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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