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서울 구의동 테크노마트 전자상가. 1층 출입구를 들어서자 공상과학 영화나 컴퓨터게임속에서나 봤음직한 전자정원이 눈앞에 나타난다.
이 ‘전자정원’(심영철작)은 18일부터 이곳에서 열리고 있는 디지털아트 네트워크전에서 소개되고 있는 60개 출품작 중 하나. 테크노마트는 각층 매장공간을 활용해 일상화하고 있는 ‘디지털’문화를 일반인들이 쉽고 가깝게 느낄 수 있도록 첨단 디지털장비를 활용한 각종 디지털아트 작품을 8월18일까지 전시할 예정이다.
가까이 다가가 전자정원을 살펴보니 쉴새없이 영상을 빚어내는 화면장치들은 흔히 볼 수 있는 TV 모니터들이다. 화면에 손을 대자 화면 전체가 진동하며 색상이 바뀌는 액정모니터도 있다. 모니터 터치스크린 센서의 변화를 컴퓨터가 감지해 영상신호를 보내는 원리다.
8편의 작품이 전시중인 지하 1층 매장으로 내려가자 에스컬레이터 옆에 마련된 휴식공간이 눈에 들어온다. 안으로 들어가자 임시 스크린에 문자코드로 조합된 흑백영상이 나타난다. 자세히 살펴보니 문자상형 이미지로 나타나는 것은 바로 관객 자신의 움직임이다. 동작센서가 관객들의 움직임을 잡아내고 컴퓨터에서 만들어진 문자상형 이미지를 다시 프로젝터로 투사하는 방식.행동이 언어가 되고 온갖 언더미속에 갇혀버린 현대인의 모습을 표현한 작품(구성규 ‘텍스트투미텍스트투유’)이다.
중앙 대형 멀티비전 무대에서는 24개 모니터 화면을 통해 가상공간을 주제로한 비디오아트(최은경‘스페이스’)가 흘러나온다. 모션캡처 장비로 무대에서 움직이는 사람의 움직임을 화면속 캐릭터로 표현하는 대화형 예술작품. 모션캡쳐 장비를 활용한 대화형 퍼포먼스를 볼 수 없는 것이 아쉬움으로 남았다.
테크노마트에 컴퓨터를 사러왔다는 한 주부는 “소재 대부분은 딱딱한 컴퓨터 장치인데도 작품마다 호기심과 감성을 자극하는 예술혼을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김태한기자>freewil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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