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그동안 이번 세무조사의 시기, 규모, 기간, 추징액수 등을 볼 때 순수한 조세행정으로 보기에는 석연찮은 구석이 많다는 점을 여러 차례 지적해왔다. 지금도 그 같은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세무조사뿐만 아니라 공정거래위원회의 부당내부거래조사와 신문고시부활까지 포함해 이처럼 동시다발적으로 언론을 옥죈 일은 없었다.
그러나 경위야 어떻든 누구보다 공익차원에서 깨끗해야할 언론사가 납세문제와 관련해 세무당국의 추징이나 고발을 당한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 국민과 독자에게 걱정을 끼친 데 대해 죄송스러운 마음을 금할 수 없다.
동아일보를 포함, 전체 언론은 이번 일을 거울삼아 잘못한 점은 반성하고 고칠 것은 고쳐나가는 등 마음가짐을 새롭게 할 것이다. 언론이라고 성역에 안주할 수 없고 특혜, 특권을 기대해서도 안된다는 점을 강조해둔다.
이와 함께 검찰에는 정치적 의도로부터 자유로운 공정한 수사를 할 것을 촉구한다. 세무회계에 대한 견해차 때문에, 또는 실적을 올리려고 부풀린 부분은 없는지, 언론사의 특수성을 간과한 부분이 없는지 등에 대해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이와 관련해 우리는 국세청의 검찰고발보다 훨씬 앞서 당보 등을 통해 특정신문을 파렴치한 탈세 비리집단으로 몰아간 집권 민주당의 태도를 우려한다. 민주당은 미리 표적을 정해놓고 시나리오에 따라 총공격을 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동안 민주화와 사회발전을 위해 나름대로 역할을 해왔다고 자부해온 언론이 어느 날 갑자기 이처럼 매도되는 현실이 안타깝다. 특히 방송사와 일부신문은 빠진 채 고발된 언론사만 혐의내용이 발표돼 형평성 차원에서도 문제가 있다고 본다.
정부는 지금의 분위기가 비판 언론에 대한 목조르기로 비치는 현실을 인정하고 이번 일로 언론자유가 후퇴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 언론경영에 있어 불투명한 점이 있다면 철저히 파헤치되 이것이 언론을 부당하게 간섭하거나 정당한 비판정신까지 위축시키는 쪽으로 작용해서는 안된다.
동아일보는 언론자유를 지키는 최후의 보루로서 의연하고 당당하게 임할 것이다. 창간 후 81년간 정론을 펴온 우리의 전통을 지키고 발전시켜 나가는데 한 점 흔들림이 없을 것임을 독자여러분에게 거듭 다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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