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니스/윔블던]휴이트 ＂휴＂…동갑내기 덴트에 진땀승

‘호주의 샛별’ 레이튼 휴이트(20)는 약관의 나이로 윔블던테니스대회에서 당당히 우승후보로 꼽혔다.

이번 대회 개막을 앞두고 잔디코트에서 열린 2개 대회에서 모두 정상에 오르며 절정의 컨디션을 보이고 있는 것.

29일 영국 윔블던의 올 잉글랜드 클럽에서 열린 남자단식 2회전. 5번 시드의 휴이트는 광속 서브로 맞선 동갑내기 테일러 덴트(미국)에게 3-2(1-6, 7-5, 6-3, 6-7, 6-3)로 힘겹게 역전승했다. 당초 손쉬운 승리가 예상된 휴이트는 시속 230㎞를 웃도는 강력한 서브를 날린 세계 143위의 예선통과자인 덴트를 맞아 3시간6분의 접전 끝에 간신히 3회전에 진출하며 가슴을 쓸어 내렸다.

1977년 윔블던에서 준준결승까지 오른 필 덴트의 아들인 테일러 덴트는 이날 4세트에서 대회 사상 가장 빠른 시속 232㎞의 강서브를 날렸다. 남자프로테니스(ATP)투어에서 최고속 서브 기록인 그레그 루세드스키(영국)의 240㎞. 왕년의 스타 존 맥켄로(미국)는 덴트의 서브에 대해 “불가능한 속도”라며 탄성을 터뜨렸다.

대포알 서브로 21개의 에이스를 올린 덴트는 18개의 더블폴트를 비롯해 90개나 되는 실수를 저질러 품안에 들어왔던 승리를 날려버렸다.

휴이트는 “위력적인 서브를 앞세운 덴트가 워낙 강하게 나와 경기 초반 고전했고 그나마 서브 리턴이 잘된 덕분에 이길 수 있었다”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지난해 결승에서 피트 샘프러스에게 패해 준우승에 머문 패트릭 라프터(호주)는 체코의 슬라바 도세델을 3-1(7-5, 4-6, 6-4, 6-1)로 제압, 2회전을 통과했다.

여자단식에서 대회 2연패를 노리는 2번 시드의 ‘흑진주’ 비너스 윌리엄스(미국)는 다니엘라 한투호바(슬로바키아)를 2-0(6-3, 6-2)으로 가볍게 누르고 32강에 합류했다. 8개의 서브 에이스를 낚은 윌리엄스는 “서브와 스트로크가 다 잘됐고 컨디션도 최상”이라며 타이틀 방어 의지를 불태웠다.

3번 시드의 린제이 데이븐포트(미국)도 무릎 부상 후유증에서 벗어나 건재를 과시하며 알리샤 몰릭(호주)을 2-0으로 완파했다.

<김종석기자>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