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9년 4월 26세때 순경으로 경찰에 들어가 평생을 보낸 유영자(柳榮子·서울 강남경찰서 과학수사반장·59)경위가 올 연말 정년 퇴임한다. 여경 창설 55주년을 맞은 1일 그의 감회는 남다를 수밖에 없다.
“대학을 막 졸업한 뒤 여경으로 들어왔을 때, 수 십 년이 지나 과학수사반장으로서 살인사건 현장 등을 누비고 다닐 때에 남의 이목을 받는 경우가 많았어요. 하지만 주변의 시선에 신경 쓰기보다는 나 자신의 일에 묵묵히 전념하려고 애써 왔어요.”
유 경위는 서울 미아리 텍사스촌 단속으로 유명해진 김강자 총경(현 서울경찰청 방범과장·전 종암경찰서장)보다 2년 선배로 우리나라 현직 여경 중 근무연수에서 최고참. 60년대말 동국대에서 영문학을 전공하고 경찰에 입문했다.
“68년 대학 졸업 후 간호장교가 되기를 꿈꿨었죠. 그런데 당시 학사 여경을 먼저 뽑는 바람에 경찰쪽으로 오게된 겁니다.”
경찰입문 직후 서울 동부경찰서 소년계에 첫 발령을 받았던 유 경위는 32년의 근무기간 중 11년을 소년계에서 근무하는 등 주로 민원실, 소년계 등에서 일했다. 지난해 경위승진을 하면서 과학수사반을 자청한 유 경위는 팀원 8명을 이끌고 있다.
유 경위는 “여성의 섬세함과 꼼꼼함은 범행현장 조사에 도움이 될 때가 많다”며 “요즘은 예전과 달리 당직 및 비상근무 때도 여경들이 예외 없이 남자 직원들과 똑같이 근무해 이런 점이 오히려 여경으로서 떳떳하고 당당하게 근무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김정안기자>cred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