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사장은 요즘 휴대전화 위치확인 서비스를 습관적으로 이용한다. 휴대전화로 상대방의 위치를 살펴 무작정 기다리는 불편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서울 대치동에 살고 있는 최우혁(가명·35)씨는 매일 아침 승용차에 타면 가장 먼저 개인휴대단말기(PDA)를 켠다. 최씨의 PDA는 목적지까지 길을 안내해주는 ‘항법장치’. 항법장치 소프트웨어를 실행해 목적지를 입력하자 PDA화면에는 현위치와 주행방향이 나타난다. 최씨가 PDA를 항법장치로 쓰기 위해 들인 비용은 30만원. GPS수신 및 지도를 내장한 플래시메모리를 PDA에 장착한 것이 전부다. 등산이나 캠핑을 갈 때도 PDA를 전천후 길안내 장치로 활용하고 있다.
위성신호를 이용해 어디에서든 위치를 확인할 수있는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GlobalPositioning System) 기술이 우리 옆으로 다가와있다.
어디를 가더라도 지리를 몰라 걱정할 필요가 없어졌다. 멀리 떨어져 있는 사람이나 자동차의 위치도 손쉽게 알아낼 수 있다.
GPS란 인공위성을 이용한 범세계적 위치확인시스템. 2만200㎞의 지구상공을 하루 2번씩 도는 24개 위성이 보내는 신호로 지표면의 위치를 파악한다. 지표면 어느 곳에서나 최소 3개의 위성과 접촉할 수 있어 비행기나 자동차 등 빠르게 움직이는 물체의 위치와 속도까지 알아낼 수 있다. 원래 군사목적으로 개발됐으나 미국이 지난해 5월부터 상업적 이용을 허가하면서 응용 제품 및 서비스 개발이 활기를 띠고 있다. 10m였던 오차범위도 1m 이내로 줄어 더욱 정밀해졌다.
PDA전문 벤처기업 윙크의 이민철 사장은 “위성수신칩을 내장한 각종 정보기기의 잇단 등장은 포스트PC의 대중화를 불러올 것”이라고 말했다.
벤처기업 나브텍은 전국 상세지도를 콤팩트플래시(CF) 메모리에 담아 GPS 수신기가 달린 PDA로 길안내를 받는 ‘인조이맵 모티’를 판매중이다. GIS소프트의 ‘iGPS’는 PDA에 장착해 15m 오차 내에서 위치를 파악할 수 있는 27만원대의 제품.
서울시는 내년 월드컵을 앞두고 GPS 시내버스안내시스템을 도입해 버스의 위치와 도착예정시간을 정류장에서 확인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벤처기업 보익스는 승객들이 차량 내 액정화면으로 영화와 TV를 보거나 인터넷을 이용하면서 위치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GPS서비스를 고안했다.
신개념차량통신서비스인‘텔레매틱스(telematics)’ 분야의 GPS 도입도 활발하다. 텔레매틱스는 GPS수신기와 PDA를 통해 차량 위치 파악이나 이동중 인터넷 활용을 돕는다. 대우자동차가 KTF와 서비스를 준비중이다. 현대 및 기아자동차는 LG텔레콤과 함께 연말 쯤 상용서비스를 선보일 계획. 엘렉스테크의 김홍수 사장은 “GPS 관련 국내 업체는 30여개 정도”라며 “현재 6억달러 수준인 위치확인서비스 세계시장은 3년안에 50억달러 규모로 급성장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김태한기자>freewil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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