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공은 올 2월 공군 최초의 여성장교로 임관한 사관후보생 105기 정현숙(鄭賢淑·26·숙명여대 화학과 졸업) 손화정(孫花貞·28·고려대 생물학과 졸업) 소위.
이들은 최근 중앙방공통제소(MCRC)에서 20주간 특기 실전교육을 마치고 11일 정식으로 배치돼 한반도와 주변국 상공을 24시간 감시하며 전투기의 공중작전을 돕는 관제사 임무를 수행하게 된다.
공군 관계자는 “여성 전투기 관제사들은 남성에 비해 발음이 정확하고 여성 특유의 섬세함을 지니고 있다”며 “더욱 복잡하고 정교해지는 공군의 미래전에서 이들 여성장교가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두 사람이 실전교육 중에 겪은 에피소드 하나. 공중에서 임무수행 중인 전투기 조종사와 교신하기 위해 “라디오 체크(교신상태는 어떤가)” “라디오 체크”를 연발했으나 조종사로부터 아무런 응답이 없었다.
조금 뒤 교관이 교신을 시도하자 그때서야 “파이브 바이 파이브(잘 들린다)”라며 조종사가 응답했다. 남성 관제사들과만 교신을 해 온 조종사가 뜻밖에 여성의 목소리를 듣고 민간공항의 여성 관제사로 알고 응답하지 않았다는 것.
두 사람은 “이젠 제법 익숙해진 탓인지 조종사들도 우리 목소리가 오히려 잘 들려서 편하다고 한다”고 말했다.
<이철희기자>klim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