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어머니들 뭉쳤다 "왜곡교과서 거부"

  • 입력 2001년 7월 11일 18시 34분


‘잘못된 역사 교과서로 우리 아이들을 가르치도록 가만 내버려두지 않겠다.’

일본 도쿄(東京) 스기나미(杉竝)구의 학부모들이 4월 이런 취지로 만든 ‘모임(새로운 역사교과서를 만드는 모임) 교과서 채택에 반대하는 스기나미 부모 모임’의 적극적인 활동이 관심을 모으고 있다.

학부모들은 지난해 11월 구청장이 교사와 학부모의 의견을 존중해온 교육위원 3명을 해임하고 모임측 동조자를 새로 임명한 일을 계기로 만나기 시작했다. 이같은 구청의 움직임을 ‘모임측 교과서를 채택하려는 음모’로 판단한 학부모 4명은 회합을 거듭하며 취지문을 만들었다. 올해 4월1일에는 121명을 발기인으로 해 마침내 단체를 정식으로 발족하기에 이르렀다. 이후 본격적으로 교과서 채택 반대운동에 들어갔다.

먼저 어머니들은 모임측 교과서 채택을 반대하는 서명운동을 벌였다. 전철역 앞에서 서명을 받거나 혹은 가족 친지에게 편지를 보내 서명자를 불려나갔다. 교회와 성당, 교직원노조 등도 이들이 벌이는 취지를 적극 지지해 주었다. 이렇게 해서 6000여명의 서명을 받아 6월 27일 교육위원회에 제출했다. 모임측 역사 교과서를 교재로 채택하는데 반대하는 서명운동에 참여한 사람은 9일 현재 9300여명.

회원들은 구의회와 구 교육위 회의가 있을 때마다 빠지지 않고 방청했으며 모임측 교과서 채택을 반대하는 성명서, 항의서, 공개질의서를 구청과 교육위에 전달했다. 여러 차례 구청 앞에서 전단을 나눠주며 연좌농성도 벌였다. 모임을 이끌고 있는 가노 유코(狩野裕子·44)는 “농성에 참여하지 못하는 회원들은 모임측 교과서 채택을 반대하는 취지의 전화를 걸고 있다”고 말했다.

더욱이 스기나미 구에는 모임측 니시오 간지(西尾幹二)회장이 거주하고 있어 양측의 대결은 한결 관심을 끌고 있다. 6일 TV 아사히는 이 학부모 단체를 소개했다.

이 단체 회원인 어머니들은 25일 열리는 교육위원회에서 모임 교과서의 채택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고 그때까지는 교육위원회 방청과 구청 앞 연좌농성을 계속하기로 했다. 모임측이 만든 엉터리 역사 교과서가 채택되지 않도록 최후까지 최선을 다하려는 것이다.

단체 회원인 오가사와라 게이코(小笠原惠子·51)는 “우리의 목적은 모임측 교과서를 아이들에게 가르치지 않도록 만드는 것이므로 교육위에서 설령 교과서로 채택한다 하더라도 반대운동은 계속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모임측 교과서가 채택되면 모든 힘을 모아 ‘구청장 소환’ 운동을 벌이는 것도 고려하고 있다.

<도쿄〓심규선특파원>kssh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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