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베이징의 지도가 바뀌고 있다. 베이징시는 99년 건국 50주년을 맞아 시내를 동서로 관통하는 창안(長安)대로 주변을 새로 단장했다. 핑안(平安)대로를 넓혔으며 도로 주변에 중국 전통 양식의 건물을 배치해 고도 베이징의 멋을 살렸다. 베이징의 외형적인 변화는 올림픽 유치 성공으로 더 활발해질 전망이다.
베이징시는 90년 아시아경기를 치른 야윈춘(亞運村) 북쪽 일대에 2008년 올림픽 주경기장을 비롯한 각종 경기장을 대대적으로 건설할 예정이다. 또 베이징 외곽 순환도로인 5환로를 곧 완성할 계획이며 구시가지 재개발에도 착수할 예정이다. 베이징시는 이미 톈안먼(天安門)에서 주경기장 건설 예정지에 이르는 일대를 도심 녹지단지로 개발하는 등 유치에 대비한 청사진을 현실화해왔다. 베이징이 올림픽 유치 표어로 내건 ‘새 베이징, 새 올림픽’이란 말에서도 이 같은 개발 의지를 엿볼 수 있다.
베이징의 국제화도 더 빨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베이징에는 현재 한국인 5만∼10만명을 비롯해 약 50만명의 외국인이 상주하고 있다.올림픽 유치를 계기로 베이징에 사는 외국인 이 크게 늘어나면 중국 정부는 외국인 거주지를 특정구역으로 제한하고 내국인의 위성방송 청취를 제한하는 등 기존의 각종 규제 조치를 풀 것으로 예상된다.
올림픽 유치는 과거 사례에서 보듯 불가피하게 중국의 민주화에도 크게 촉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세계를 향해 문을 활짝 여는 마당에 인권탄압 등에 대한 국제사회의 지적을 무시할 수 없기 때문. 베이징올림픽유치위원회의 공동사무총장인 투밍더(屠銘德)와 왕웨이(王偉)도 12일 모스크바에서 선정투표를 앞두고 기자회견을 통해 “베이징에서 올림픽이 열리면 경제발전뿐만 아니라 교육 의료 인권을 포함한 사회전반의 향상을 가져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만과의 관계 개선도 기대된다. 중국은 올림픽 개최가 확정되면 대만의 타이베이(臺北)를 성화봉송 구간에 포함시킬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더구나 대만이 한때 올림픽 공동개최를 제의한 데다 베이징 개최를 지지했기 때문에 올림픽이 어떤 식으로든 중국과 대만의 관계개선에 기여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베이징〓이종환특파원>ljhzi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