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민주당에서는 차기 서울시장 후보로 고건(高建) 시장이 우선 꼽힌다. 대과 없이 시장직을 수행해왔다는 평가를 받는 데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당선 가능성이 높게 나오고 있기 때문.
하지만 고 시장은 최근 ‘신동아’와의 인터뷰에서 “(시장으로서의) 할 일이 끝났다. 재출마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고 시장이 아니더라도 ‘후보는 풍년’이라고 말한다. 노무현(盧武鉉) 상임고문, 김근태(金槿泰) 정동영(鄭東泳) 최고위원 등 대선 예비주자 중에서 한 사람을 내보내면 된다는 것.
그러나 노 고문측은 24일 “최근 인터넷 홈페이지 회원 7000여명에게 노 고문의 대선 출마 계획을 알리는 e메일까지 보냈는데 무슨 소리냐”고 일축했다. 김 최고위원도 “지방선거에 출마할 의사는 없다”고 밝혔다. 다만 정 최고위원의 한 측근은 “(정 최고위원이) 대선후보 경선에 나설지, 서울시장선거에 나설지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따라서 민주당의 서울시장선거 후보 결정엔 대선후보 경선 구도 및 그 시기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들 외에도 한광옥(韓光玉) 대통령비서실장, 김원길(金元吉) 보건복지부장관, 정대철(鄭大哲) 최고위원, 이해찬(李海瓚) 정책위의장, 이상수(李相洙) 원내총무 등도 거론된다.
한나라당에서는 ‘국가혁신위 3인방’으로 불리는 홍사덕(洪思德·국가비전 분과위원장) 서청원(徐淸源·정치발전〃) 의원과 이명박(李明博·미래경쟁력〃) 전 의원 등이 후보군에 올라있다.
홍 의원은 “아직 공식 출마선언을 할 단계는 아니나 연말에는 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사실상 출마의사를 밝힌 상태. 이 전의원도 “경쟁력이 최우선돼야 할 것”이라며 의욕을 보이고 있다. 또한 서 의원의 한 측근은 “서 의원은 당내에서 유일한 서울 지역구 5선으로 여건이 무르익으면 출마할 생각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최병렬(崔秉烈) 이부영(李富榮) 부총재와 김덕룡(金德龍) 의원 등도 거론되고 있으나 이들은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98년 서울시장에 도전했던 최 부총재는 “지난번에도 의원직을 내던지고 서울시장선거에 나갔는데 이번에도 그렇게 하면 상습범이라고 하지 않겠느냐”며 출마의사가 없다고 강조했다. 이 부총재는 “나라가 엉망진창인데 이름이 거론되는 것조차 부담스럽다”고 말했고 김 의원의 한 측근은 “(김 의원은) 서울시장에 전혀 관심이 없다”고 전했다.
김창준(金昌準) 전 미국 하원의원의 무소속 출마 여부도 관심사. 김씨는 얼마 전 “서울시장 출마를 통해 미국의 선진민주정치 시스템을 한국에 도입하고 싶다”며 “내년 서울시장 선거 출마에 대한 최종적인 입장이 정리되면 미국 국적을 포기할 계획”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인천▼
‘인천시장은 자민련 몫’이라는 공동여당의 약조가 이번에도 지켜질지 주목된다.
그러나 자민련 소속인 최기선(崔箕善) 시장의 재도전 여부는 불투명해 보인다. 경기은행 퇴출저지 로비사건과 관련해 올 5월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은 최 시장 본인은 출마 여부에 대해 함구하고 있다.
자민련의 한 고위당직자는 “최 시장으로는 안 된다고 하니 다른 인물을 골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자민련 내에서는 현재 박태권(朴泰權) 시지부장과 조영장(趙榮藏) 전 총리비서실장, 한영수(韓英洙) 부총재 등이 거론되고 있다.
박 지부장의 측근은 “인천은 충청출신들이 많은 곳인 데다 박 지부장이 충남지사까지 지내 주위의 권유가 많다”며 “다음달에 시지부 사무실을 시청 앞으로 옮겨 본격 준비에 들어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조 전 실장은 “아직 구체적인 준비는 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고 한 부총재는 “출마할 생각이 없다”고 단언했다.
민주당에서는 박상규(朴尙奎) 사무총장과 박상은(朴商銀) 인천 정무부시장이 입에 오르내린다. 그러나 박 총장은 “자민련과의 공조 틀을 깨서는 안 된다”며 “당이나 지역에서 출마여론이 있으나 절대 나가지 않을 것이다”고 못박았다. 박 부시장은 “우선 현직에 최선을 다하고 나중에 당과 상의하겠다”고 말했다.
한나라당에서는 이윤성(李允盛) 의원과 안상수(安相洙) 인천계양 지구당위원장이 비교적 적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황우여(黃祐呂) 의원과 조진형(趙鎭衡) 인천시지부장도 거명되고 있다.
이 의원은 “인천이 호락호락한 지역이 아니므로 바닥 흐름을 면밀히 분석하고 결정하겠다”고 말했고 안 위원장은 “지난번 시장선거 때 선전한 것을 바탕으로 열심히 준비해왔다. 지금은 국가나 인천시나 경제를 아는 사람을 필요로 한다”며 의욕을 보였다. 황 의원은 “나를 거론하는 모양인데 별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경기▼
임창열(林昌烈) 경기지사는 재출마 문제에 대해 “지금 뭐라 말할 입장이 아니다”며 입장 표명을 유보했으나 민주당 내엔 그의 재출마에 대한 회의론이 많다.
대안으로는 문희상(文喜相) 도지부장과 김영환(金榮煥) 과학기술부장관 등이 거론된다. 문 의원의 측근은 “현역 의원이 대통령의 의지에 반해 움직이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했으나 김 장관은 기회가 주어지면 출마하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안동선(安東善) 최고위원과 남궁진(南宮鎭)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 김덕배(金德培) 중소기업특위위원장 등도 ‘예비후보군’으로 거론되고 있다.
민주당 내엔 서울에 고 시장이 재출마할 경우 경기에는 김근태 최고위원이나 김원길 장관 등 정치인을 투입하고 서울에 정치인이 나설 경우는 진념(陳稔)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장관이나 남궁석(南宮晳) 의원 등 테크노크라트형 인사를 밀어야 한다는 주장이 많다.
한나라당에선 손학규(孫鶴圭) 의원이 공천에 가장 근접해 있다는 평가를 받는 가운데 도지부장인 이재창(李在昌) 의원과 이규택(李揆澤) 의원 등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손 의원의 측근은 “손 의원이 아직 측근들에게조차 출마 문제에 대해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고 전했으나 이 지부장은 “여건이 되면 출마하고 싶다”고 밝혔다. 이 의원의 보좌관은 “(이 의원의) 생각이 반반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문철·선대인기자>fullm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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