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괴산군 청천면 도원리의 고승관(高承觀·57·홍익대 조치원캠퍼스 조형대 학장)교수. 그는 97년부터 매년 7월 하순이면 1주일씩 인근 초중학교 학생 200여명을 모아 ‘도원성 여름 미술학교’를 연다.
고교수와 대학생 자원봉사자 10여명의 지도 아래 열리는 미술강습은 방식이 다소 독특하다. 명상음악이나 행진곡 등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틀어준 뒤 마음 속에 떠오르는 영상을 그리거나 작품으로 만들도록 하기 때문.
이런 방법으로 만들어진 작품은 백인백색(百人百色). 학생들은 각자 어떤 느낌으로 무얼 그리거나 만들었는지 설명하는 기회를 통해 예술적 상상력을 키워 나간다.
고교수는 이 강습을 위해 매년 1000만원 가까운 사비를 턴다. 크레파스 물감 파레트 스케치북 찰흙 색종이 등 미술 도구 일체를 무료로 나눠주고 강습이 끝난 뒤 30% 가량의 학생들에게 상장과 상품을 주는데 드는 비용이다.
하지만 강습이 횟수를 더해가면서 화구 업체나 교사 등이 작은 정성을 보태오고 있으며 강습 장소인 청천중학교 인근 식당 주인들은 강사들의 식사를 제공하겠다고 나섰다.
고교수는 중앙과 지방의 문화 격차를 줄이겠다며 작품까지 팔아 돈을 마련해 인근 피거산에 12년째 거대한 돌탑군을 조성하고 있는 것으로 잘 알려진 인물.
그는 “이 미술 강습도 도시와 시골의 문화 격차를 없애 보겠다는 생각에서 시작했다”고 말했다.
한편 고교수와의 개인적인 인연으로 매년 미술 강습을 도우러 오는 남서울대 환경조형학과 대학생들은 지난해 7월과 이달 초 대학사회봉사협의회 및 여성부가 선정하는 대학생 및 여대생 자원봉사상을 받았다.
<괴산=지명훈기자>mhj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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