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해태 '광주여 안녕'…고별전 패배

  • 입력 2001년 7월 29일 22시 49분


타이거즈는 영원하리.

광주구장 한켠에 붙은 현수막 문구가 광주팬들의 아쉬움을 한마디로 대변했다.

프로야구 20년동안 그들에게 커다란 자부심을 갖게 만든 해태 타이거즈 . 이제 광주팬들은 홈구장에서 더 이상 해태 타이거즈를 볼 수가 없다.

29일 광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해태 타이거즈의 홈구장 고별전. 삼성과의 경기가 끝나고 노래 '석별의 정' 이 흐르자 98년 이후 처음으로 광주구장을 가득 메운 1만1267명의 관중가운데 일부 팬들은 '해태, 해태' 를 연호하며 눈물을 글썽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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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광주-사직경기 상보
-해태 광주고별전 이모저모

'팬 여러분의 성원에 감사드립니다' 라는 현수막을 들고 마운드에 모인 선수들도 고개를 떨구며 숙연한 분위기를 연출했고 백발이 성성한 해태의 정기주사장은 해태와 함께 했던 영욕의 순간이 떠오른 듯 눈물을 흘렸다.

한국 프로야구의 명문 해태 타이거즈가 29일 삼성과의 경기를 끝으로 홈구장 광주에서 간판을 내렸다. 해태라는 이름으로 치르는 경기는 31일 인천 SK전이 또 있지만 홈팬들에게 고하는 작별인사는 29일 삼성전이 마지막이었다.

해태는 이날 경기전후에 조촐한 고별식을 가지며 서운함을 달랬다. 경기를 치르기전엔 선수들 사인회와 함께 입장관객 전원에게 해태 로고가 박힌 사인볼, 방망이, 모자 등 그동안 만들어놨던 기획상품을 모두 나눠주며 마지막 팬서비스를 했다. 경기 뒤엔 송별식 낭독과 함께 팬들에게 고별인사를 하고 '석별의 정' 을 합창했다. 선수들이 그라운드에서 퇴장할 때 흐른 음악은 '희망의 나라로' 였다.

해태의 마지막 홈고별전 상대가 삼성이었던 것은 아이러니한 일이다. 삼성의 사령탑이 바로 해태에서 18년간 몸담으며 한국시리즈 9회 우승을 일궜던 김응룡감독이기 때문. 이를 의식한 듯 광주팬들은 경기가 끝난뒤 김응룡 을 연호하기도 했다.

하지만 승부는 승부. 경기전 해태 김성한감독은 반드시 이기겠다 며 결의를 다졌지만 해태는 6-8로 졌고 김응룡감독은 고별전에 나선 해태를 상대로 승리를 가져갔다. 해태는 1회 장성호의 3점홈런으로 앞서나갔으나 빈약한 투수진의 한계를 극복하지 못하고 역전패를 당해 광주구장 7연패로 고별전을 마감했다.

사직구장에서 열린 경기에선 두산이 홈런 2개를 몰아친 우즈의 활약에 힘입어 8-2로 승리해 3연패에서 탈출했다. 한편 잠실 LG-한화전과 수원 현대-SK전은 비로 연기돼 30일 오후 6시30분부터 열리게 됐다.

<장환수·김상수기자> zangpab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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