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이 뜨겁다]여야 '정책 색깔' 공방 "빨간색만 보는 색맹"

  • 입력 2001년 8월 1일 18시 47분


野 대북정책 비판
野 대북정책 비판
한나라당 김만제(金滿堤) 정책위의장은 1일에도 정부의 노동정책은 ‘사회주의적’이고, 대북정책은 ‘퍼주기식’이라고 몰아붙였다. 이에 민주당은 “빨간색만 보이는 색맹”이라며 김 의장을 격하게 비난했다.

▽김 의장의 공세〓김 의장은 1일 게시된 인터넷신문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현 정부의 핵심 노동정책을 ‘사회주의적’이라고 규정하면서 다음과 같이 주장했다.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노사정위원회는 구라파 사회주의 국가에서 도입한 것이다. 경제적인 분배효과와 이해상충을 정부가 스스로 해결하겠다는 것부터가 사회주의적 발상이다. DJ 정부가 내세우는 신자유주의는 사회주의자들이 장사가 안되니까 시장기능을 가미한 것이다.”

그는 이어 “우리나라에서 가장 사회주의적인 집단이 전교조이다”며 “사립학교법을 개정해서 완전히 경영과 운영을 분리하겠다는 것은 자기들이 (학교를) 접수하겠다는 발상과 똑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또 “정기간행물법을 고쳐 특정주주가 30% 이상 주식을 못갖게 해서 ‘관치언론’으로 몰아가려고 하는데, 그런 것이 전부 사회주의적인 발상”이라고 ‘색깔론’ 공세를 계속했다.

주5일 근무제에 대해서도 그는 “노동시간이 늘어도 시원치 않은 판에, 정치적 인심을 얻기 위해 추진하겠다는 발상은 의약분업하고 똑같은 전철을 밟는 것”이라며 “준비 없이 화려한 구호와 생색내기로 일관해온 것이 DJ 경제정책”이라고 비판했다.

김 의장은 이날 주요당직자회의에선 “상호주의에 입각해 탈북자 인권문제 등 주요 현안과 연계한 대북정책을 펴야 한다”며 햇볕정책을 ‘퍼주기식 정책’이라고 비난했다.

그러나 그는 너무 강성으로 흐른다는 당내외의 지적을 의식한 듯 “정부가 뒤늦게 30대 대기업집단을 축소하겠다며 친재벌쪽으로 돌아서고, 교육부가 국공립대 여성채용 비율을 높이겠다고 한 것은 환영할 만한 일”이라고 모처럼 정부정책을 평가하기도 했다.

▽청와대와 민주당 반박〓박준영(朴晙瑩) 대통령공보수석비서관은 김 의장이 정부의 주요정책에 대해 ‘사회주의적이고 포퓰리즘적’이라고 비난(본보 1일자 A4면 보도)한 것에 대해 “김 의장이 문제삼는 사회보장제확대, 주5일근무제 등은 주요 선진국이 모두 시행하는 것인데, 그렇다면 이들 선진국이 모두 사회주의란 말이냐”고 반문했다.

박 수석은 △국민기초생활보장제는 한나라당이 나라를 망쳐 생긴 실업자를 보호하기 위한 것이며 △공적자금 투입은 경제를 되살리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으로 일본도 이를 실시하고 있고 △연기금 주식투자 허용은 모든 선진국에서 다 하고 있는 정책이라고 반박했다.

이날 민주당 4역회의에서도 김 의장에 대한 성토가 줄을 이었다. 이해찬(李海瓚) 정책위의장은 “사회복지정책을 사회주의정책이라고 하는 것은 사회주의 개념을 몰라서가 아니라 색깔을 칠해서 정치공세를 하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임채정(林采正) 국가전략연구소장은 “김 의장은 붉은색만 보이는 색맹 환자”라며 “한나라당 주장은 소외계층에 대한 야만적 공격”이라고 말했다. 이낙연(李洛淵)제1정조위원장도 “(사회주의 공세는) 분단된 대한민국에서 가장 악질적인 대중선동주의”라고 가세했다.

<윤종구기자>jkma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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