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즈업]고이즈미, 16일간 여름 휴가…역대총리중 최장

  • 입력 2001년 8월 9일 18시 41분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 총리가 11일부터 16일간 여름 휴가에 들어간다. 역대 일본 총리의 여름 휴가로는 최장이다. 92년 당시 미야자와 기이치(宮澤喜一) 총리가 13일간 휴가를 간 기록이 지금까지 최장기록이었으며 대부분 닷새를 넘기지 않았다.

고이즈미 총리는 관저에서 15일까지 닷새를 보내고 나머지 기간은 휴양지로 유명한 하코네(箱根)온천 지대의 한 호텔에 머문다. 16일 도쿄(東京)를 벗어나는 것은 15일로 예정된 야스쿠니(靖國)신사 참배를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그는 “관저에서 뒹굴며 잠이나 자고 싶다”고 했지만 측근들이 “머리를 식힐 필요가 있다”고 권해 도쿄에서 멀지 않은 하코네로 떠나게 됐다. 15일 그가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하고 나면 한국 중국 등의 반발로 외교 마찰이 생길 것이 불 보듯 뻔해 휴가를 제대로 즐길 수 없을 것이란 관측도 있다.

고이즈미 총리는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한달간 휴가를 즐기는 데 대해 “일본은 미국과 분위기가 달라 쉰다고 하면 왠지 떳떳하지 못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한 적이 있다. 그가 16일간의 긴 휴가를 떠나는 것은 지지도가 높은 데 따른 자신감의 표현으로 보인다.

<도쿄〓심규선특파원>kssh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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