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즈업]태평양전쟁 희생 한국유족 돕기10년 우스키 게이코씨

한국 태평양전쟁희생자유족회를 돕고 있는 ‘일본의 전후책임을 확실히 하는 모임’ 대표 우스키 게이코(臼杵敬子·51)는 기자 출신이다. 프리랜서로 활동하던 90년 유족회를 취재하다 아예 단체를 만들어 이후 10여년간 유족회의 활동을 도와왔다. 76년 박정희 독재정권에 맞선 재야세력을 취재하러 한국을 찾은 이래 수십 차례 방한했으며 82년에는 연세대 어학당에서 10개월간 한국어를 배운 적이 있다.

우스키씨는 “처음에는 한일간 전후보상문제가 65년 한일협약으로 모두 끝난 줄 알았다”면서 “그러나 피해자 개인 차원에서는 생사 확인, 유골 반환, 정당한 보상 등 어느 것 하나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우스키씨는 90년 12월 ‘일본의 전후책임을 확실히 하는 모임’을 결성해 일본의 전후책임을 추궁하는 시민운동가로 나섰다. 특히 일본군 위안부 8명을 포함한 40명의 한국인 피해자와 유족이 91년 12월 도쿄(東京)지법에 보상청구소송을 제기한 뒤 올해 3월 26일 패소판결이 내려질 때까지 10여년간 33차례의 공판 과정을 통해 줄곧 이들을 뒷바라지했다.

우스키씨는 일본 정부가 전후청산을 한다는 명확한 자세 아래 피해자나 유가족이 납득할 수 있는 해결방안을 제시, 일본인과 비슷한 수준의 보상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앞으로 전쟁의 참상을 후세에 알리기 위해 참전자 증언을 수집하고 ‘평화를 위한 아시아 유족회’를 만들 생각이다.

<도쿄〓심규선특파원>kssh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