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판례정보 사이트가 개인정보 유출

인터넷에서 판례정보를 제공하는 사이트들이 개인정보 관리를 소홀히 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단순한 검색만으로도 당사자의 성폭행·이혼·병력 등을 쉽게 알 수 있는 사이트도 많아 악용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함께하는 시민행동(공동대표 이필상, 정상용)은 인터넷에서 판례정보를 제공하는 66개 사이트의 개인정보 보호 현황을 조사한 결과 30%가 넘는 22개 사이트가 사건 당사자들의 실명 등 개인정보를 노출시키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고 14일 말했다.

판례정보 제공 사이트들의 개인정보 보호 현황
구분	영리성 사이트		비영리성 사이트				계
	종합법률정보제공업체	기타	민간기관/단체	정부 유관기관	학계	개인	계
보호	5	25	2	3	2	4	41
보호안됨	3	6	2	1	3	2	17
부분보호		3	1	1			5
확인안됨		2			1		3
계	8	36	5	5	6	6	66

조사결과에 따르면 판례 전문을 수록함으로써 사건 당사자의 실명과 주소 등 주요 인적 사항, 그리고 사건의 내용을 사실상 공개하는 수준의 사이트만 17개에 달했다.

또 김XX 처럼 부분적으로 성명을 가리기는 했으나 주소, 차량 번호, 연고지 등 다른 개인정보를 명시함으로써 당사자의 신원을 쉽게 알 수 있게 한 사이트도 5개나 됐다.

모 변호사 홈페이지의 경우 "피고인이 1997년 8월 일자불상경 피고인의 집에서 피해자 이XX(당시 생후 30개월 가량)의 하의를 벗기고..."를 실명 그대로 기재하고 있다.

또 모 사이트 법률정보 게시판에는 "피고인은 1985.12.13:00, 21경 서울X가XXXX호 화물자동차에 조개를 싣고 충남 연기군 화남면으로 운행도중에 피해자 허×자(17세)가 경주읍 남산리까지 태워달라고 부탁하여 피해자를 운전석 옆에 태우고 피해자를 강간할 마음이 생겨…"를 게재해 당사자들의 신상을 쉽게 파악할 수 있게 했다.

또 다른 사이트에서는 "91.6.5. 피고로부터 위 각 토지에 관하여 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받았고, 위 홍판서가 1992.5.12 사망함에 따라 원고 및 소외 홍길동, 홍길서, 홍길남, 홍길북 등이 공동상속하였다"는 집안내력도 그대로 노출시키고 있다.

대부분의 사이트가 본문 검색 기능을 갖추고 있어 본인 또는 가족 성명, 주소 등 몇 가지 정보만 가지고도 특정인의 범죄 사실이나 과거 경력을 손쉽게 확인할 수 있는 등 악용의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시민행동측은 설명했다.

시민행동관계자는 "개인정보 보호가 취약한 22개 사이트에 이미 이메일을 보내 시정을 요구했다"며 "성실한 답변이나 시정이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정보통신부 등 감독관청에 시정조치를 촉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국명<동아닷컴 기자>lkmha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