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AIG, 현대투신 인수조건 거부

현대투신 현대증권 등 현대 금융 3사를 인수키로 한 미국 AIG컨소시엄이 금융감독위원회의 타결발표 하루 만에 인수조건을 거부해 파문이 일고 있다.

미국 AIG컨소시엄은 24일 국내 홍보대행사를 통해 발표한 자료에서 “주당 8940원에 우선주 발행을 의결한 현대증권의 결정은 받아들일 수 없다”며 “이러한 조건이 신속히 조정되지 않는 한 거래가 완결되기 힘들 것”이라고 공식 발표했다.

AIG는 23일 현대투신증권 현대증권 현대투신운용 등 3개사에 1조1000억원을 출자하기로 하는 양해각서(MOU)를 정부와 체결했다. AIG는 특히 현대증권에 4000억원을 출자하면서 주당 8940원에 의결권 있는 우선주를 제3자 배정방식으로 인수해 지분 29.4%를 확보하는 데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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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와 현대증권 측은 AIG측의 주장에 대해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금융감독위원회 유지창 부위원장은 “현대증권의 신주 가격 문제는 현대증권과 AIG측이 협의할 사항이기 때문에 정부에서 말할 사항은 아니지만 제3자 배정방식의 경우 국내법상 최대 할인폭이 기준가의 10%인 점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AIG측의 이런 주장을 펴는 것은 납득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와 AIG가 맺은 MOU상에 현대증권의 신주 가격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은 없었지만 본계약 체결 전까지 마무리지어야 할 선결조건으로 명시돼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참여연대는 이날 “우량회사인 현대증권 주식을 할인 발행한다는 협상 내용은 현대증권 소액주주들의 권익을 침해하는 내용이므로 빠른 시일 내에 신주발행금지 가처분소송을 내겠다”고 밝혔다.

<이훈·김승련기자>dreamlan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