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기상전문가들은 용오름은 ‘물기둥’이 아니라 급작스런 상승기류 때문에 생긴 구름이라고 말한다. 또 용오름은 동해뿐 아니라 90년대에 서해와 남해에서도 자주 나타났다.
기상청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는 89년 제주공항 활주로, 93년 김제평야, 94년 지리산 만복대 정상, 97년 전남 여천 앞바다와 서해 태안반도 앞바다 등에서 용오름 현상이 목격됐다.
용오름은 용이 하늘로 올라가는 것 같다해서 붙은 말이다. 하지만 미국의 대평원에서 자주 발생하는 토네이도와 똑같은 현상이다. 다만 우리나라에는 산이 많기 때문에 바다에서 주로 나타난다.
용오름 즉 토네이도는 욕조에서 물을 뺄 때 원리와 비슷하다. 처음에는 서서히 돌지만, 점점 빨라지면서 빠른 속도로 소용돌이를 만들어낸다.
토네이도가 발생하려면 우선 서서히 회전하는 거대한 적란운이 생성돼야 한다. 적란운은 상승하는 저기압성 뭉게구름. 상승하는 뭉게구름은 지구의 자전 때문에 항상 시계반대방향으로 돈다.
세력이 커지면서 회전속도가 점점 빨라진 적락운은 습기를 잔뜩 지닌 주변의 공기를 진공청소기처럼 빨아들인다. 공기는 상승할수록 부피가 줄어든다. 이는 빨래를 쥐어짜는 것과 같다. 더 이상 습기를 머금을 수 없게 된 공기는 구름 속으로 빨려 올라가면서 물방울 즉 구름으로 변한다. 이 구름이 바로 전락운과 해면 사이에 형성되는 용오름이다.
신경섭 강릉기상청장은 “공기가 물방울이 되면 잠열을 방출해 주위의 온도를 높이므로 부력에 의해 구름이 매우 빠른 속도로 상승하는데 이것이 바로 용오름”이라며 “구름이 수직 상승하기 때문에 사람들이 물기둥처럼 착각하는 것일 뿐, 강한 용오름의 경우에도 바닷물이 빨려 올라가는 양은 아주 적다”고 말했다.
신 청장은 “토네이도가 만들어지려면 적란운이 방해를 받지 않고 계속 회전 상태를 유지할 수 있어야 한다”며 “그러려면 주변에 산이 없어야 하므로 주로 평야나 바다에서 나타난다”고 말했다.
<신동호동아사이언스기자>dong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