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건강]'뱃속 비만' 각종 성인병의 주범

  • 입력 2001년 9월 12일 18시 21분


최근 의학계는 당뇨병 고혈압 동맥경화증 뇌중풍 심장병 등이 ‘한 뿌리’에서 온다는 점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뱃속 비만이 있는 사람에게서 이들 질환이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전에는 이유를 잘 몰라 ‘X 증후군’이라고 불렀다. 최근에는 호르몬계 이상이 이들 질환의 원인이 된다는 점이 밝혀지면서 ‘대사 증후군’으로 불리고 있다. 또 핏속의 포도당을 나중에 에너지원으로 쓰기 위해 간이나 근육으로 보내는 호르몬인 인슐린이 제 기능을 못해 각종 성인병이 생긴다고 해서 ‘인슐린 저항 증후군’이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최근 한국인들은 뱃속 비만이 조금만 진행돼도 대사 증후군과 각종 성인병에 취약하다는 연구 결과가 잇따르고 있다.

한국인의 허리는 남성이 36인치, 여성이 32인치 이상이면 뱃속 비만을 의심할 수 있고 허리 둘레를 엉덩이 둘레로 나눠 남성 1, 여성 0.9 이상이어도 이에 해당된다. 아랫배보다 배꼽과 명치 사이가 불룩 튀어나오거나 배를 만져서 피부가 두꺼우면 얇은 경우보다 더 해롭다.

▽대사증후군의 여러 모습〓뱃속에 기름기가 끼면 간에 혈액이 들어가는 ‘들문(문맥)’에도 지방이 쌓여 평상시 에너지원으로 저장돼야 할 포도당이 간에 충분히 들어가지 못한다. 또 혈중 지방산도 늘어 포도당이 근육에도 제대로 들어가지 못하게 된다. 이 경우 이자의 베타세포는 넘치는 포도당을 처리하기 위해 갑자기 인슐린을 만들려다 보니 완벽하지 못한 ‘미완성 인슐린’을 쏟아내게 된다.

게다가 넘치는 포도당은 이자의 베타세포에 독성으로 작용해 정교한 인슐린 제조 시스템을 방해한다.

설령 인슐린이 제대로 만들어져도 갑자기 인슐린이 쏟아져 나오면 근육세포에서 인슐린을 맞는 수용체가 부족해 제 기능을 못하게 된다. 이로 인해 일부 ‘방황하는’ 인슐린은 콩팥의 염분 분해 작용을 방해하고 고혈압을 유발한다.

▽성인병을 예방하려면〓근육이 발달하면 포도당이 잘 이용되고 인슐린도 제 기능을 유지할 수 있다. 신체 근육의 4분의 3이 하체에 몰려있으므로 하체 운동을 하면 각종 성인병을 예방할 수 있다. 또 대부분의 하체 운동은 지방을 태우는 역할도 한다. 이 밖에 비타민 C, E와 베타카로틴 등 항산화제도 뱃속 지방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반면 술 담배 스트레스 패스트푸드 등은 뱃속 비만을 일으키는 원인이 된다.

특히 담배는 체중은 그대로 유지시키면서 뱃속을 기름지게 만드는 ‘독약’이다. 대사증후군이 초기일 때에는 아스피린과 콜레스테롤 저하제 등을 복용하면 심각한 성인병을 예방할 수 있다.

<이성주기자>stein3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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