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 the City of God there will be a great thunder,
Two brothers torn apart by Chaos,
while the fortress endures, the great leader will succumb,
The third big war will begin when the big city is burning."
-Nostradamus 1654
15일자 본지 출판섹션 <책의 향기>은 커버로 미국 테러 대참사 관련서를 묶어서 소개했습니다. 그 기사에서 이런 시가 인터넷에 떠돌고 있다며 전하고 이를 ‘출처 불명의 유언비어’라고 했습니다. 많은 독자들이 그것이 과연 사실이냐고 물어오셨습니다. 정확한 답을 구하려고 <책의 향기> 해외서평 코너인 ‘파리에서’를 쓰고 계시는 조혜영님께 자문을 구했습니다. 노스트라다무스의 예언시 전문이 국내에 번역되어있지 않기 때문에, 프랑스에서 노스트라다무스 원문을 검색해 주십사하고 청을 드렸습니다. 몇일 뒤 다음과 같은 회신이 왔습니다….
조혜영
부탁하신 노스트라다무스 글은 그날 인터넷에서 찾지를 못했어요. 사건이 일어난 며칠 후 나온 주간지들을 들쳐 보았는데, 노스트라다무스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이 없었습니다. 관심을 갖어야 할 점술지들 조차도...그래서 결국 책을 보았는데, 말씀하신 문장과 비슷한 글을 찾았습니다.
확인 결과, 노스트라다무스 예언이라며 인터넷에서 떠도는 시중에서 두 형제(Two brothers)를 언급한 3행과, 3차 세계대전(The third big war)에 관한 4행은 누군가가 원문을 완전히 바꾼 것입니다.
16세기 불어로 쓰인 노스트라다무스 원문은 이렇습니다. 1과 2행에는 도시(cite)가 받은 혜택으로 큰 지도자가 전장에서 질 것이다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3행에는 ‘두 형제’ 대신에 이태리에 있는 ‘Pau강’과 ‘Thesin강’이 등장하고, 4행에는 피와 죽음등 학살의 장면을 그리고 있습니다.
이 4행시는 세기에 따라 패배와 학살 장면 때문에 프랑스의 이태리 침입, 나폴레옹의 워터루 등등등 참혹한 전쟁의 예언으로 해석되었다고 합니다. 최근에 나온 판본들은 이 4행시를 3차 세계대전이라고 예언했는데, 이 글을 비롯해 노스트라다무스의 여러 시들이 3차 대전을 예언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습니다.
말씀드린 것처럼, 노스트라다무스는 과거의 역사를 서술하면서 미래형 동사로 사용하였습니다. 당시에 이런 역사관은 노스트라다무스 뿐만 아니라 다른 이들의 예언 저서에서도 보입니다. 기독교관이 지배하던 중세까지는 예언이 없었습니다. 예언은 예수탄생으로 완성이 되기 때문에.
르네상스 시대에 고대 그리스 철학이 부활하면서 특히 페스트와 잦은 전쟁등 절망적인 상황 속에서 역사가 반복된다는 관점 하에 미래를 점쳐보려고 점술가들이 성행했습니다. 99년 제가 <책의 향기>의 ‘파리에서’에서 노스트라다무스에 관한 책을 소개할 때 이런 비슷한 내용을 쓴 적이 있습니다. 노스트라다무스의 본국인 프랑스에서는 사실 그해 노..의 예언에 대해 조용했는데 한국에서는 난리라고 해서 썼지요. 그런데 이번에는 문장까지 바꾸어가면서 가짜 예언이 떠돌고 있네요.
조혜영 드림
<윤정훈>digan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