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들은 선수 이름을 연호하는 대신 “유·에스·에이(USA)” 를 외쳤고 그라운드엔 수천개의 성조기가 펄럭였다. 일부는 마칭밴드의 추도음악에 눈물을 흘렸다. 뉴욕 테러로 친구를 잃은 뉴욕 메츠의 바비 발렌타인감독도 눈물을 흘렸다.
홈구장인 셰어스타디움이 구조차량들의 집결지로 이용되는 바람에 피츠버그 원정을 떠난 뉴욕 메츠의 선수들은 이번 사고로 숨진 뉴욕 경찰을 추도하는 의미에서 NYPD 란 모자를 썼다.
6일간 중단됐던 미국 프로야구가 18일 재개됐다. 당초 7게임이 예정됐으나 아메리칸리그의 뉴욕 양키스와 탬파베이 데블레이스의 경기가 연기돼 이날 열린 경기는 내셔널리그의 6게임.
유니폼에 성조기를 달고 출전한 선수들은 비장한 분위기속에서 야구를 펼쳤다. 메츠의 간판스타 마이크 피아자는 “야구는 비극을 잊을 수 있게 만드는 특별한 가치를 지니고 있다” 고 말했다.
마이크 발렌타인감독은 “우린 일종의 연예사업 에 종사하고 있다. 연예사업 은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주는 게 첫 번째 목적” 이라며 “야구를 통해 개인적인 슬픔이나 경제적인 어려움 등 모든 시름을 날려버렸으면 좋겠다” 고 밝혔다.
이날 그라운드를 찾은 많은 팬들은 야구장을 ‘단합의 자리’ 로 여기는 듯 했다. 그들 손엔 성조기가 들려 있었고 7회가 끝난 뒤 부르는 ‘야구장에 날 데려가 주오’ 대신 ‘미국에 축복’을 이란 노래를 부르며 단결심을 과시했다. 피츠버그의 PNC파크에선 수천명의 입장관중들에게 ‘사랑해요, 뉴욕’ 이라 새겨진 단추를 나눠줬다.
이날 경기가 열린 6개 구장엔 혹시 재발할지 모르는 테러에 대비해 삼엄한 경비와 검문검색이 펼쳐졌다. 19일부터는 30개팀이 모두 경기를 하게 된다.
<김상수기자>ssoo@donga.com
구독
구독
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