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델리 스파이스’는 그동안 이 같은 호평에도 불구하고 인기와는 거리가 있었다. 음반 판매도 겨우 손익분기점에 이를 정도였다. ‘자우림’이 여성 보컬 김윤아를 앞세워 대중성을 담보한 것과 비교하면 대조적이다.
최근 나온 4집 ‘D’는 ‘델리 스파이스’의 잠재력을 다시 한번 엿볼 수 있는 음반. 매끄럽고 풍성한 기타 선율과 우울, 냉소, 나른함이 떠오르는 가사 등. 이전 음반과 마찬가지로 다양한 음악적 실험을 통해 자신들의 고집과 개성을 드러내고 있다.
타이틀곡 ‘항상 엔진을 켜 둘께’는 ‘델리 스파이스’음악의 전형. 각지지 않은 사운드와 높낮이의 편차가 크지 않은 보컬이 편안하게 다가온다.
새 음반의 매력은 경쾌한 멜로디와 담백한 보컬의 ‘뚜빠뚜빠띠’, 아트 록적인 구성을 가진 ‘낯선 아침’, 몽환적인 분위기의 ‘천사의 자장가’ 등 모던 록의 다양한 면을 감상할 수 있다는 점이다.
‘델리’는 키보드를 맡았던 양용준이 학업을 이유로 탈퇴해 김민규 최재혁 윤준호 등 세 명으로 활동한다. 김민규의 잦은 솔로 활동과 양용준의 탈퇴로 ‘델리’의 이상 징후에 대한 의문도 있으나 이들은 “억측일 뿐”이라고 잘라 말한다.
이들은 22일 오후 7시 서울 을지로 3가 트라이포트홀에서 앨범 발매 기념 콘서트를 갖는다. 02-539-2496
<허엽기자>he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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