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황학동 벼룩시장 살아남는다

  • 입력 2001년 10월 7일 18시 59분


서울의 명물 중 하나인 ‘황학동 벼룩시장’이 계속 살아남을 수 있을까. 황학동 벼룩시장의 운명이 새삼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은 시장에 인접한 중구 황학동 2198일대 삼일시민아파트 재개발이 11월부터 본격화하기 때문.

서울시는 내년 월드컵대회를 앞두고 청계천 고가도로옆 황학구역 재개발사업지구내 삼일시민아파트를 11월부터 철거, 2005년까지 지하 6층 지상 35층 규모의 대형 주상복합건물 3개 동(1989가구)을 지을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곳에 불어닥칠 현대화 바람은 결국 옛 거리를 기반으로 한 황학동 벼룩시장 상권 전체에 결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주장이 설득력있게 제기되고 있다.

이와 관련, 서울시는 재개발 구역에 포함된 청계천로변 삼일아파트 저층 상가의 시장은 철거하되 벼룩시장 전체는 손대지 않는다는 방침이다. 서울시 박희수(朴喜洙) 재개발과장은 7일 “황학동 벼룩시장은 삼일시민아파트 상가부분을 제외하고는 현재 추진중인 황학재개발사업의 해당 부지에 속하지 않기 때문에 계속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삼일아파트 13∼17동 건물은 철거후 녹지공간으로 조성될 계획이어서 이 지역 상가는 2005년 이후 사라질 운명에 처했다. 황학동청계상가협의회는 재개발조합 및 시공사측이 5층 이하 상가건물을 지어 현재 입주해 있는 상점들을 흡수해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서울시는 녹지공간 부족을 이유로 난색을 표하고 있다.

반면 18∼24동 건물내 입주중인 상가는 새 건물에 흡수 통합돼 명맥을 이어갈 수 있게 됐다.

남은 문제는 재개발구역에 포함되지 않은 이면도로내 상가건물의 향방. 서울시는 이 지역이 재개발 구역에 포함되지 않기 때문에 앞으로도 영업상 불이익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지만 철거바람이 몰고 올 역풍에 얼마만큼 버틸 수 있을지는 두고봐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녹색연합 녹색도시위원회 유상오(兪常N)위원장은 “황학동 벼룩시장은 서울의 역사성과 서민의 전통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명소”라며 “서울시는 이 일대 재개발사업에 앞서 벼룩시장에 대한 보존 육성책도 함께 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차지완기자>marudu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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