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산케이신문 서울특파원의 맛을 통한 한민족 탐험기라고 할까. 저자는 한국에서 생활한지 20년이 넘었고, 특파원이라는 직업 때문에 외식을 자주 해서인지 우리도 모르는 한국 요리 이야기를 알고 있다. 한국과 일본의 요리를 비교하는 대목도 재미있게 읽힌다.
‘일본 요리는 한가지, 즉 일품(一品)으로 소담스럽고 예쁘게 만들어진데다 멋있게 차려져 있다. 때로는 먹어 치우는 것이 아까울 지경이다. 한국 요리는 한가지씩 따로 놓고 보면 그다지 아름답지 않다. 예컨대 비빔밥도 갓 나왔을 때는 다채로운 재료가 아름답게 곁들여져 있으나 눈으로 먹을 틈조차 없이 즉시 비비고 이겨져 먹는 순간에는 재료의 형태나 색채가 흔적도 없어진다.
하지만 한국인의 먹거리의 아름다움은 기실 밥상에 있다. 밥상위를 가득 채우고 그 풍성함을 즐기는 것이다. 한국에서는 이를 ‘밥상 다리가 휘어질 정도’라고 표현한다. 이것이야 말로 그러한 먹거리에 관한 미의식을 잘 말해주고 있다.’(18∼19쪽)
저자는 ‘왜 한국의 회전초밥은 회전속도가 일본보다 빠른가?’ ‘어째서 일본식 라멘은 고전하는가?’ 등 30개의 흥미로운 주제로 나눠 한국 음식을 정리했다.
‘이건 아닌데’라는 생각이 드는 부분도 눈에 띈다. 개고기와 관련한 대목. ‘한국 남자들은 개고기를 먹으면 어떻게 된 영문인지 기분이 들뜨고 남에게 뽐내려 한다. 파워(즉 정력)를 얻기라도 한 듯이 자기 암시를 하는 셈이다. 개고기를 먹은 정도로 사내다움을 과시하려 드니 한국 남성은 여간 귀엽지 않다.’(65쪽) 개고기를 먹으면 괜히 장난기가 발동하는 심정을 이해하지 못하고 너무 진지하게 받아들인 듯하다.
<송평인기자>pi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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