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이슈]한국 국회 ‘멱살잡이’ 국제망신

  • 입력 2001년 10월 16일 18시 44분


한국 정치인들이 국회에서 싸우는 모습이 국제적인 망신거리가 됐다. 이런 장면을 담은 뉴질랜드의 한 TV광고에 대해 현지 광고심의위원회가 ‘방영해도 무방하다’는 결정을 내렸기 때문이다.

뉴질랜드 광고물 불만처리위원회는 한국 정치가들이 멱살을 잡고 싸우는 장면을 담은 TV셔츠 광고가 한국 정치를 부정적으로 표현하고 교민사회를 모욕했다는 이유로 한국대사관이 제출한 방영규제 신청에 대해 16일 기각 결정을 내렸다고 AFP통신이 전했다.

셔츠 판촉용으로 제작된 이 광고가 5월 한주 동안 방영되자 한국대사관 측은 “한 나라의 정치적 갈등과 관련된 화면이 상업적으로 이용돼서는 안 되며 이는 광고법 위반에 해당한다”며 위원회에 제소했다.

그러나 광고물 불만처리위원회는 이 광고가 “정치인들의 소란은 한국뿐만 아니라 뉴질랜드에도 흔한 일”이라며 “이런 일은 뉴질랜드인의 유머감각에 맞는 것”이라고 기각 사유를 밝혔다.

위원회 측은 또 한국 정치인들이 싸우는 장면이 이미 전 세계의 TV뉴스를 통해 공개적으로 방영된 것도 필름의 사용이 가능한 이유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외교부 관계자는 16일 “5월 광고가 방영된 뒤 현지 대사관에서 제소한 것은 사실”이라며 “현지로부터 기각 결정에 대한 구체적인 보고를 받는 대로 후속조치를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박윤철기자>yc9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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