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녹취록에서 박씨는 김 부장검사에게 자신이 고소한 서모씨를 강도상해혐의로 구속해달라고 수차례 요구했고, 김 부장검사는 사건의 진행 과정을 상세히 설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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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씨는 서씨에 대한 구속영장이 법원에서 기각된 직후인 3월30일 김 부장검사와 승용차 안과 서울 강남의 모 음식점에서 만나 나눈 대화를 녹취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음은 녹취록 요지.
▽김 부장검사〓옛날부터 이런 일이 없는데 그거 참. 이 정부 들어와 가지고 깡패들이…했는 거야. 지금 정치인들이 다 연결이 돼 가지고 말이야.
▽박씨〓이 사건에 정치인들 어디까지 돼 있어요?
▽김 부장〓정치인은 이상수가….현재 여당 원내총무라니까.
▽박씨〓그러면 안되죠. 원내총무까지….
▽김 부장〓내가 아주 쌀쌀하게 대했거든. 전화해도. 전화 안 오다가 그래도 (서씨를) 조사하는 날은 꼭꼭 전화해 가지고 오늘 내보내 주느냐 이랬거든.
▽박씨〓그러면 서울지검 검사장도 이상수씨가 했을 수도 있네요?
▽김 부장〓그럴 거야. 이상수한테는 내가 볼 때는 뭔가 좀 있지 싶어. 그 친구는. 그렇게 안달을 하는 걸로 봐서는….
▽박씨〓그날 제가 박○○검사에게 찾아갔어요. 봉투에 10만원짜리 이렇게 100장을 딱 해가지고 갔어요. 가서 명절 때도 못 찾아뵙고 그랬더니 안 받으시더라고요. 답답해서 부장님 방에 들어갔어요. 가서 부장님한테 그때 그거를 드리니까 부장님도 안 받으시네.
▽김 부장〓그래 하면 안 되는 거야.
▽박씨〓그래서 무슨 생각을 했느냐면요. 그 전에는 제 성의로 받아주셨는데 그 날부터 저를 멀리하는구나 이렇게 생각을 한 거예요.
▽김 부장〓갓끈을 매지 말라고 그랬어. 배밭에서는. 원래 들락거리는 것도 말이 만들어지려고 하면 오만 말이 만들어져.
▽박씨〓그날 이제 언론사에 흘리라고 그러셨잖아요.
▽김 부장〓응.
▽박씨〓그래서 그거 하는 바람에 박검사가 더 열받은 거야. 언론에 흘려가지고. 박검사 그 분이 열받아 가지고 수사도 안 하시려고 그러더라고. 그런데 어제 가서 보니까 또 같이 죄명 그렇게 했대요?
▽김 부장〓죄명은 안된다니까. 여기서 더 이상. 나는 강도상해 생각도 안했고. 우리가 보는 건 폭행이야.
▽박씨〓아니, 전에는 강도상해도 된다고 그렇게 말씀하셨잖아요. 더 실망한 건요. 부장님에 대해서 실망한 게 아니라 이 사회에 진짜 실망했어요. 그 사기꾼 벤처 하는 놈 하나 가지고 온갖 그냥 정치권이고 뭐 검찰 수뇌부 다 연루돼 가지고….
▽김 부장〓박사장! 자리라 하는 것, 인사라 하는 게 있어. 몇 억원 버는 것도 중요하지만 어떤 사람이 몇 백억원 번다 하는 게 그의 목표라 하면 지금 지청장하고 나는 다음 인사란 말이야. 다른 것 아무 것도 없어. 그런데 거기에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사람들이 많잖아. 정치권에서 끝까지 ‘노’하면 검사장 못되는 거야.
▽박씨〓그러면 이상수가 ‘노’ 했다고 그래서 검사장 못됩니까?
▽김 부장〓그거는 ‘노’하는 게 아니고 ‘노’할 수 있는 이야기들을 만들어낸다 이거야. 지금 와 가지고 뭐 대책이 있나. 지청장을 그래 만났으니까 뭐…. 지청장이 사심 가지고 한 건 아니고 자기 보신 때문에 누구나 다 이렇게 이야기가 돌아가는 거야.
▽박씨〓빽 써도 효과가 없는 건 아니죠. 이상수 총무가 뭐 서○○ 올 때마다 전화해서 그래서 결국에는 판사가 잘못했든 어떤 걸 떠나서….
▽김 부장〓그거는 처음에 첫 보고 때 체포를 안 하기로 결정이 나버렸어.
▽박씨〓청장님한테요?
▽김 부장〓응. 그래서 사전영장 하는 거야.
▽박씨〓그렇게 중한 범죄를 갖다가 어느 정도로 빽 쓰면 저렇게 구속, 체포를 안합니까? 지검장이건 지청장이건 간에 얼마나 빽을 받으면 이렇게 체포도 안하고 그런지 이해를 못하겠어요. 저도 다 파악해놨어요. 여기 수첩에 적힌 것 말고도 김○○ 사장인가를 통해서 이쪽 저쪽 뭐 청와대 이○○ 비서관까지…. 저는 부장님 믿고 했는데 이게 구속도 안되고 그러니까 사실 저는 속이 타요.
<김정훈기자>jng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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