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캠퍼스-학원가의 '생생 패션'

  • 입력 2001년 10월 18일 18시 48분


“어, 쟤도 저걸 입었네….”

수많은 스타일이 공존하는 거리, 그러나 자세히 살펴보면 어느 정도의 ‘공통분모’는 느껴지기 마련이다. 특히 대학생과 고교생 집단은 간혹 동일한 스타일의 옷을 많이 입어 ‘유니폼’ 이란 말이 나올 정도다. 대학가에서 가장 유행에 민감하다는 신촌, 보습학원 밀집지역으로 고교생들이 많이 모이는 곳인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일대의 여학생 패션을 살펴봤다. 이들의 현재진행형 ‘유니폼’ 은 무엇일까.

▼신촌 여대생▼

신촌의 에서 마주치는 여대생들은 ‘세미정장’이 대세다. 예쁘기보다 귀여워 보이는 의상을 선호한다. 명품브랜드 선호현상이 눈에 띄게 늘었지만 이태원, 동대문제 ‘짜가’의 비율이 높다. 90년대 초반 ‘UCLA’ 같은 미국 대학 이니셜이 들어간 라운드 티셔츠에 ‘이스트팩’ 가방을 메고 캐주얼을 표방하던 스타일과 90년대 후반 정장과 구두를 앞세웠던 것의 중간 형태다.

▽상의〓‘타임’이나 ‘마인’ 브랜드의 파스텔 톤 니트를 입고 카디건을 위에 걸친다. 카디건은 니트와 같은 색상이 많다. 인도풍 무늬가 들어간 ‘에트로’의 직사각형 스카프나 하늘색 패시미나를 둥글게 말아 길게 늘어뜨리는 스타일은 이젠 정착된 듯하다.

▽하의〓‘캘빈클라인’이나 ‘쏘베이직’ 등에서 나온 ‘롤업(말아 접어 입는 스타일)’ 청바지를 입거나, 청소재가 가미된 대님 스커트, 미끈한 인상을 주는 면 스판바지를 입는다. 신발로는 ‘DKNY’나 ‘스케치스’에서 나온 화려한 색상의 스니커즈, 검은색 단화나 고무신을 연상시키는 ‘페라가모’의‘카르멘’등을 많이 신는 모습.스타킹이나양말은 아예 안 신거나신어도목이 짧은 것이 주종.

티파니의 하트형 은색 목걸이

▽액세서리와 소품〓은으로 만들어진 ‘티파니’의 하트 목걸이와 반지의 착용비율이 굉장히 높다. ‘프라다’ 배낭의 인기도 여전한데 검은색 일색에서 붉은색, 황토색 등으로 색상만 다양해졌다. 손에 쉽게 거머쥘 수 있는 ‘루이뷔통’의 ‘토드백’도 새로이 부상하고 있다. 머리 액세서리의 경우 영화배우 이영애의 머리를 본뜬 단발커트가 유행이어서인지 리본형 ‘곱창’ 의 인기는 식는 대신 로고가 박힌 사각형 플라스틱이나 펜던트가 달린 머리 끈이 인기다.

▼대치동 여고생▼

서울 강남구 대치동 학원가를 오가는 여고생들의 옷차림은 ‘범생이 룩’. 힙합패션도 나름대로 꾸준히 인기를 누리고 있지만 대세는 ‘니트에 면바지’다. 똑같은 면바지라도 끝이 길게 늘어지는 것이 기성세대의 패션과 다른 점이다. 20대를 본뜬 명품선호 현상도 가끔 눈에 띄지만 가격부담 탓에 열쇠고리, 지갑 정도가 인기를 얻고 있다.

▽상의〓대부분 러닝셔츠를 안 입는 대신 흰색 반팔 티셔츠를 받쳐입고 그 위에 V자형이나 라운드형 목선이 있는 니트를 입는다. 니트와 셔츠는 체크나 줄무늬보다 깨끗한 단색이 선호되고 있다. 셔츠를 바지 안으로 넣어 입지는 않는다. 니트는 ‘폴로’나 ‘후아유’, 잠바는 ‘노티카’ 등의 상표가 눈에 많이 띈다.

▽하의〓미국 대학생 패션이 몇 해 전 한국 대학생 패션에 영향을 미쳤듯이 최근 고교생 패션은 미국 사립고교생들의 옷차림인 이른바 ‘프레피룩’의 영향을 받은 느낌이다. ‘지오다노’나 ‘폴로’의 카키색 면바지가 인기이며 청바지의 경우 ‘잠뱅이’가 눈에 많이 띈다. 앞이 뭉툭하고 밑창이 평평한 ‘팀버랜드’나 ‘닥터마틴’ 구두를 면바지와 맞춰 신는다. 운동화는 ‘나이키’ ‘아디다스’ ‘푸마’에서 나온 화려한 색상의 조깅화 테니스화 농구화 등을 구분 없이 신는다.

곰돌이 펜던트가 달린 아가타 목걸이

▽액세서리와 소품〓‘아가타’에서 나온 주먹만한 크기의 개 모양 머리핀, 곰돌이 펜던트가 달린 목걸이가 대표적인 인기 품목이다.

손목에는 금속 팔찌대신 검은색 가죽을 두 세 번 두르는 경우가 꽤 있으며 시계줄 또한 여러 겹의 얇은 가죽을 덧댄 것이 많다. 발바닥을 감싸주지만 발목까지 올라오지 않는 ‘덧신’이 양말을 대신하고 있다. ‘엽기적인 그녀’에서 전지현이 들고 나온 어깨에 X자로 메는 천 소재 키플링 가방도 인기다.

<조인직기자>cij199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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