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공대가 23일 발표한 2001학년도 졸업 포상 대상자 현황에 따르면 올해 2월과 8월 졸업생 909명 가운데 평점이 4.3 만점에 3.6 이상인 성적 우수자는 135명이며 이 중 과학고 출신은 56명으로 41.5%나 됐다.
이는 올해 졸업 대상자인 공대 97학번 전체 학생 1379명 중 과학고 출신이 차지하는 비율이 27%(370명)인 점을 감안할 때 과학고 출신이 상대적으로 상위권에 많이 몰려 있다는 사실을 뒷받침하는 것이다.
이런 결과는 최근 일부에서 제기되고 있는 과학고와 외국어고 등 특수목적목고와 일반고 출신 사이의 학력차를 현실적으로 반영하는 것이어서 논란이 되고 있는 서울대 고교등급제 추진과 관련, 주목을 받고 있다.
과학고 출신의 상위권 집중 현상은 지난해 말 공대 내 한 학부가 99년과 2000년 말 현재 1∼4학년 재학생 1000여명을 상대로 실시한 자체 조사에서도 뚜렷하게 나타났다.
이 학부의 경우 평점 3.6 이상을 받은 성적 우수자 393명 중 특목고 출신은 202명(과학고 194명, 외국어고 8명)으로 51.4%나 됐으며, 특히 최우수 성적자로 분류되는 3.9점 이상은 전체 134명 중 특목고 출신이 85명(과학고 82명, 외국어고 3명)으로 63.4%를 차지했다.
반면 이 학부의 같은 기간에 입학한 학생 중 특목고 출신 비율은 95학번 31.4%, 96학번 39.7%, 97학번 35.3%, 98학번 42.3%, 99학번 11.3%, 2000학번 12.5%로 공대 전체 정원에서 특목고 출신의 비율은 상대적으로 낮았다.
공대 관계자는 “고교평준화와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쉽게 출제되면서 학력의 하향 평준화 현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는 가운데 고교 때 심화학습을 한 특목고 출신이 상대적으로 우수한 성적을 거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이 관계자는 “아직 일반화하기에는 무리인 만큼 출신고와 입학 후 성적의 연관성을 정확히 파악하기 위해서는 좀 더 많은 표본을 상대로 체계적인 조사가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창원기자>chang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