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기술株 "헷갈리네"…실적개선 없는데 주가 강세

  • 입력 2001년 10월 23일 18시 47분



최근 우리 증시는 물론 미국 유럽 도쿄증시 등 전세계 증시에서 반도체 통신 이동통신단말기 등 기술주들이 강세를 보였다. 전반적인 기술주들의 실적이 개선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이뤄진 강세라 시장 참여자들의 판단을 어렵게 하고 있다.

22일 사상 최초로 반도체 부문의 영업적자를 발표한 삼성전자는 실적 발표와 아랑곳없이 23일 2.65% 상승하면서 17만4000원으로 뛰어올랐다. 외국인들은 10월들어 이틀을 제외하고 꾸준히 삼성전자를 사들이고 있다. 삼성전자의 강세는 다른 장비 및 부품업체의 주가를 견인하며 기술주에 대한 우호적인 분위기를 형성해가고 있는 상황.

대우증권 조재훈투자전략팀장은 “최근 반도체 등 기술주의 강세는 지수가 복원되는 과정에서 가장 낙폭이 컸던 정보통신(IT)부문으로 매기가 몰렸기 때문”이라며 “실적이 개선되지 않은 상황에서 단순히 기술적 반등에 따른 단기차익을 노린 외국인도 많다”고 말했다.

대다수의 증시 전문가들은 최근 기술주 강세는 기술적인 반등이며 상승여력보다는 하락리스크가 크기 때문에 추격매수를 자제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액정박막장치(LCD)업체와 이동통신단말기 및 전자부품업체는 상황이 다르다. 최근 수주 증가 등을 감안할 때 최근 강세는 바닥을 지나는 과정으로 봐야하며 서서히 기술주의 매수를 준비해야 할 시점이라는 주장도 만만찮다.

그동안 공급과잉에 따른 가격하락에 시달렸던 TFT-LCD 패널가격이 15인치를 중심으로 최근 반등에 성공하고 재고량도 줄고있어 바닥을 확인했다는 시각이 확산되고 있다. 이에따라 태산엘시디와 우영 등 LCD업체의 매수 추천이 서서히 나오고 있다.

이동통신 단말기업체도 마찬가지다. 세원텔레콤과 텔슨전자 등 중견 단말기업체들이 잇따라 중국 수출건을 따내면서 외국인들의 매수가 지난주부터 몰리고 있다.

신영증권 노근창팀장은 “전자부품 및 이동통신 부품업체의 수주가 최근 증가하고 있다”며 “통상 부품업체 업황호전이 완제품업체보다 3개월정도 빠르다고 볼 때 기술주의 바닥은 앞당겨질 수 있다는 전망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현대증권 우동제팀장은 “외국인들은 지금은 바닥이고 어차피 6개월 버텨도 손해가 아니라는 생각으로 사들이는 것 같다”며 “하지만 추가 조정이 있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개인투자자는 여유를 갖고 저가 매수에 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박현진기자>witnes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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