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반도체 경기 내년 4분기 회복"

  • 입력 2001년 10월 23일 18시 48분



세계 D램 반도체 경기가 내년 4·4분기엔 회복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반도체 불황의 골이 깊어지면서 세계 D램 5위 생산업체인 일본 NEC가 27년 만에 처음으로 본사 직원들에 대한 일시 휴무를 실시하고 명예퇴직 대상자를 늘리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도체 업계 불황의 회오리가 삼성전자 마이크론 등 주요 D램 생산업체의 감산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반도체 경기, 내년 말 회복된다〓세계 정보기술(IT) 기업에 관한 리서치 전문기관인 가트너 데이터퀘스트는 23일 서울 마포구 홀리데이인서울호텔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D램 산업 전망’을 발표했다.

D램 반도체 책임애널리스트인 앤드루 노드는 “올해 세계 D램 시장규모는 105억달러로 지난해보다 66.7%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며 “내년에는 올해보다 19.2% 줄어든 85억달러에 그칠 전망”이라고 말했다.

그는 “작년에 기업들이 ‘밀레니엄버그(Y2K)’에 대비해 컴퓨터(PC)를 사들였으나 지금은 그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으며 9·11 미국 테러사건으로 D램 경기에는 엎친 데 덮친 셈”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내년 4·4분기에는 수요와 공급이 어느 정도 맞아떨어지면서 D램 경기가 회복될 것으로 전망하고 “앞으로 D램 매출에서 PC가 차지하는 비중은 크게 줄어들고 디지털 가전이나 홈네트워크 등의 비중이 급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구조조정 가속화〓하이닉스반도체 도시바 등의 구조조정에 이어 일본 NEC는 74년 오일쇼크 이후 처음으로 본사 직원 9000여명을 일시적으로 놀리기로 했다고 일본공업신문이 보도했다. 이는 감산정책의 일환이다.

이처럼 세계 반도체업체들의 구조조정이 가속화되는 가운데 D램 생산 1, 2위 업체인 삼성전자와 마이크론도 감산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노드씨는 “지난 몇 개월 동안 일부 회사들은 소규모 감산 정책을 발표했지만 주요 업체들이 대규모 감산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주요 업체들이 감산하면 반도체 경기의 회복시기가 빨라질 것”이라며 “특히 삼성전자는 램버스 등 고가의 메모리 반도체를 갖고 있어 다른 기업보다 회복속도가 빠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하이닉스반도체에 대해 “추가 투자가 지금처럼 이뤄지지 않을 경우 2년 뒤부터는 반도체분야 경쟁력이 크게 떨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중국에 하이닉스의 주요 설비를 넘기는 것은 적에게 무기를 파는 셈”이라며 “중국은 2005∼2006년이면 주요 반도체 기업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임숙기자>arteme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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