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빈 회장은 이날 오전 8시40분부터 45분간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진 부총리와 면담을 가졌다. 두 사람의 만남은 작년 9월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
루빈 회장은 “미국경제는 감세정책과 재정정책 등 경기부양책에 힘입어 내년 하반기부터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한국은 씨티그룹이 꼽는 8개 전략 투자국 중 상위권에 드는 나라로 투자를 더 늘리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는 전언이다.
루빈 회장은 이날 낮에는 씨티은행 및 자회사인 살로먼스미스바니(SSB) 관계자들과 함께 신라호텔에서 하이닉스반도체 박 사장과 오찬회동을 갖고 하이닉스반도체의 재무상황과 회생방안 등에 관해 의견을 나눴다는 후문이다.
루빈 회장은 재무장관 시절인 1998년 1월 한국이 217억달러의 단기외채를 만기연장할 때 조정 역을 맡는 등 한국이 대외신인도를 회복하는 데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한 지난해에는 씨티그룹 공동회장으로 하이닉스반도체의 회생방안을 짜는 데 ‘아이디어 뱅크’ 몫을 했다는 후문이다.
그는 재무장관으로 입각하기 전 세계 최대 증권사인 골드만삭스의 회장 자격으로 한국의 재정경제원을 방문했으나 장·차관을 못 본 채 증권과장만 만난 일화로도 알려져 있다. 당시 안내해주는 사람도 없이 재경원 청사의 4층에서 7층까지 헤매고 다녔다는 것. 세계 어느 곳에서도 그런 푸대접을 받은 적이 없어 후일 미 재무부가 한국에 ‘거친 태도’를 보인 원인이 됐을 것이라는 입방아가 나돌기도 했다.
<최영해기자>yhchoi6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