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안양시 동안구 평촌동 대우아파트와 삼성 래미안 아파트는 각각 안양시와 의왕시로 나뉘어 있다. 5월부터 입주를 시작한 대우아파트는 안양시 평촌동과 의왕시 내손동 경계에 위치, 총 23개동 2404가구 중 19개동 1996가구는 안양시, 나머지 4개동 408가구는 의왕시에 속해있다.한아파트 단지에 살면서도 서로다른시의주민으로살고있는것.
때문에 주민들이 겪는 불편은 한두 가지가 아니다. 주민등록등본 한 통을 발급받기 위해 코앞의 동사무소를 두고 자동차로 큰길을 건너 다녀야 한다. 한 주민은 “쓰레기 봉투도 다르고 반상회도 물론 따로 한다”며 “한 지붕인데 두집 살림을 하니 불편한 게 이만저만이 아니다”고 하소연했다.
지난해 6월 입주한 삼성 래미안 아파트도 6개동에 606가구가 살고 있지만 106동 70가구 주민들은 외톨이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101∼105동은 안양시 동안구 평촌동, 106동은 의왕시 내손동에 편입됐기 때문. 주민들은 “분양가는 같은데 아파트 가격은 차이가 있다”며 “입주 전부터 행정구역 통합을 요구했지만 주민들의 의사는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다”고 불만을 제기했다.
특히 초등학생 자녀를 두고 있는 10여가구 주민들은 아파트 정문에서 70여m 거리에 있는 안양 벌말초등학교를 놔두고 걸어서 20분이나 걸리는 의왕 내손초등학교로 등하교시키고 있다. 차로 5분 거리인 안양시청을 놔두고 20분씩 걸리는 의왕시청까지 가는 것도 여간 짜증스러운 일이 아니다.
이런 불편을 겪는 곳이 이곳만은 아니다.
8월 입주를 시작한 용인시 구성읍 삼성 5차 진산마을도 행정구역이 수지읍과 구성읍으로 갈리었다. 총 26개동 중 502∼506동, 511∼512동 등 7개동 444가구는 구성읍 보정리에 속하고 나머지 1348가구는 수지읍 풍덕천리에 편입돼 있다.
2∼3분 거리인 수지읍을 놔두고 자동차로 20여분 거리인 구성읍까지 가서 각종 민원을 해결하고 있다. 용인시 관계자는 “불편이 예상돼도 입주 전에 수지읍으로 통합하기 위해 해당 지역 시의원의 의견을 들었지만 구성읍 출신 시의원의 반대로 시의회에 상정조차 못했다”며 “내년 지자체 선거 이후 다시 조정하겠다”고 말했다.
주민들은 행정구역 통합을 요구하고 있지만 지자체의 욕심이 이를 허락하지 않고 있다. 안양시는 아파트 단지의 면적과 가구수, 입주민 선호도 등을 고려할 때 안양시로 편입해야 한다는 주장이고 의왕시는 면적과 인구, 지방세 수익 등 시세가 큰 안양시가 양보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두 지자체만 합의하면 경계조정이 그리 어려운 일도 아니지만 민선자치제 실시 이후 ‘땅’을 넘겨주려는 곳은 한 곳도 없다.
용인처럼 같은 시군 내의 경계조정은 시의회에서 통과되고 도지사 승인을 얻으면 해결된다. 하지만 시군 경계조정은 양 지자체가 합의하지 않는 한 불가능해 주민불편은 계속될 전망이다.
<안양·용인〓남경현기자>bibul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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