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어씨는 26일 “내 이름으로 된 건물을 지어주기보다는 신기술 개발을 위한 기금을 마련해주고 싶다”면서 “기부금은 앞으로 10년 동안 나눠서 제공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평소 기부금을 여러 학교나 자선단체에 나눠주기보다는 전망있는 한 학교에 몰아주고 싶었다”면서 “내가 졸업했기 때문이 아니라 유망한 대학이라는 점에서 칼텍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54년 칼텍에서 전자공학 박사 학위를 받은 무어씨는 93년부터 지난해까지 이 대학 이사장을 역임하고 5000만달러를 기부하는 등 그동안 학교 발전을 위해 앞장서 왔다.
57년 로버트 노이스와 인텔을 공동 창업한 그는 53억달러의 재산을 가진 갑부로 올해 포브스지 선정 미국 400대 부자 중 29위에 올라있다. 그는 올해말 인텔 명예회장직에서 사임할 예정이다.
1891년 로스앤젤레스에 설립된 칼텍은 재학생이 2000명밖에 안 되는 소규모 대학이지만 실리콘밸리로부터 유입되는 막대한 연구 기금에 힘입어 28명의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하는 등 최근 20여년간 급성장세를 보여왔다. 올해 의학상 공동수상자 3명 중 1명도 칼텍 출신.
지금까지 가장 많은 대학 기부금은 휴렛팩커드의 공동 창업자인 윌리엄 휴렛이 5월 자신의 모교인 스탠퍼드대에 내놓은 4억달러였다.
<정미경기자>mickey@donga.com
구독
구독
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