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초고속인터넷서비스 업체들이 마냥 즐거운 것만은 아니다. 포화상태에 이른 시장에서 새로운 돌파구를 찾아야 하는 처지가 됐기 때문. 초고속인터넷서비스 업체들은 이런 현실을 반영해 수익성 없는 마구잡이식 고객유치 경쟁에서 벗어나 다양하고 새로운 마케팅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초고속인터넷서비스 가입자 400여만명을 확보한 선두업체 한국통신은 시선을 해외로 돌렸다. 해외 비대칭디지털가입자회선(ADSL) 수출지원팀을 운영하면서 현재 중국 몽골 베트남 일본 등을 집중공략하고 있다.
그 결과 몽골에서는 지멘스 알카텔 등 외국업체들과 경합을 벌인 끝에 ADSL시범업체로 선정돼 6월 시범서비스를 선보였다. 한국통신은 이를 계기로 몽골텔레콤으로부터 62만달러 규모의 ADSL사업을 수주하기도 했다. 또 베트남의 하노이 하이퐁 호치민 지역에서도 ADSL 시범서비스를 추진하고 있다.
중국에서는 장비전문업체인 발리그룹과 ADSL시장 진출을 위한 사업협력 양해각서(MOU)를 맺은 바 있다. 한국통신과 발리그룹은 한국산 ADSL모뎀 등 초고속인터넷 장비를 차이나텔레콤과 차이나유니콤 등 기간통신사업자들에게 공동으로 공급할 계획이다.
선진국이지만 유선인터넷 분야에서 한국보다 뒤떨어진 일본도 한국통신이 군침을 흘리는 시장이다. 한국통신의 일본시장 공략방향은 △망 구축과 장비운영 등에 관한 컨설팅 △한국산 ADSL장비 판매 △직접 ADSL서비스 등 크게 세 갈래로 추진되고 있다.
컨설팅 분야에서는 7월 일본 초고속망사업자인 e액세스와 쌍방향 컨설팅 및 서비스 제공에 관한 MOU를 맺는 성과를 거뒀다.
장비판매를 위해서는 국내 대형 제조업체 및 벤처기업 등과 공동진출 협의를 마치고 일본의 NTT ACCA 야후저팬 e액세스 등을 대상으로 납품방식과 단가 등에 관한 협상을 벌이고 있다. 직접서비스는 PC방이나 소규모 개인사업자 등을 우선 공략하고 아파트나 대형빌딩 등으로 범위를 확대해 나갈 예정.
한국통신은 아시아에서 발판을 만든 뒤 사업대상 지역을 남미와 유럽등으로확대한다는전략이다.
하나로통신은 2002년부터 국내 초고속인터넷서비스시장이 성장기에서 성숙기로 넘어갈 것으로 보고 내실 다지기에 주력할 계획이다.
하나로통신 두원수 이사는 “10월 현재 하나로통신은 전국 88개 시군지역에서 초고속인터넷 서비스를 하고 있다”며 “우리나라 전체 가구의 72%가 하나로통신의 서비스가능지역이 된 셈”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새로운 서비스 지역을 무리하게 늘리기보다는 기존 서비스 지역에서 시장점유율을 높여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나로통신은 이를 위해 △서비스 신청 당일 개통 처리 시스템 운영 △유무선서비스 통합 △유해정보차단시스템 운영 등에 집중할 방침이다.
두루넷은 올해 초 일본 소프트방크로부터 2억5000만달러의 외자를 유치한 것을 계기로 대대적인 품질 개선과 부가서비스 개발에 나섰다. 우선 서비스 장애 여부를 즉시 확인할 수 있는 ‘고객서비스관리시스템’을 구축했다. 일반가정을 대상으로 초고속인터넷 전화서비스인 ‘e콜’과 PC카메라를 이용한 동영상 서비스인 ‘멀티뷰’를 시작한 것도 그 같은 노력의 일환이다.
두루넷 이홍선 부회장은 “초고속인터넷시장은 속도경쟁단계에서 벗어나 부가서비스와 품질 경쟁 단계로 접어들었다”면서 “두루넷은 경쟁업체에 비해 고급가입자의 비중이 높다는 점을 최대한 활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천광암기자>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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