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경영]日번영 기초 다진 최고의 CEO '사카모토 료마'

  • 입력 2001년 11월 2일 18시 36분


◇ 사카모토 료마/도몬 후유지 지음/286쪽 9800원 지식여행

사카모토 료마(1835∼1867)는 천재적인 발상과 과감한 실천으로 메이지 유신을 성공시킨 일본 개화기때 지사다. 보통 일본 전국 시대 경영과 처세의 달인으로 오다 노부나가, 도요토미 히데요시, 도쿠가와 이에야스 등 3대 인물을 꼽는다. 료마는 1860년대 서로가 서로에게 적이 되었던 일본 대혼란의 시기에 메이지 유신을 완성, 일본 현대 100년의 디딤돌을 만든 영웅이다.

오다 노부나가가 폐쇄상황을 타개한 창업형이라면 도요토미 히데요시는 사람들의 융화를 중시한 관리형, 도쿠가와 이에야스는 수성형에 해당하는 리더라고 할 수 있다. 이에 비해 료마는 개혁과 변화에 적응하기 위해서는 ‘자기 자신부터’를 강조한 제3의 리더형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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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급 무사 출신의 평범한 젊은이였던 료마는 혼란의 시대에 천재적인 발상과 과감한 결단력으로 해운회사를 건설하고 도쿠가와 막부 타도, 다이세이 봉환, 메이지 유신 등의 굵직한 사업을 성공시킨다. 막부말기 무사였지만 무사의 비분강개 시각에서 벗어나 당시 불어닥친 서양바람에 맞서지 않고 이를 이용하자는 유연한 시각으로 서양 해운기술과 총포술을 재빨리 받아들여 해양 일본의 기초를 마련한다.

료마가 세운 해운대는 일본 해양 역사에서 군사와 상사를 연합하는 종합해운상사의 중요한 기원으로 평가된다. 일개 무사가 국제무역의 규모로까지 나아가는 상선단(商船團)을 운용한 것이다.

이 책은 평범한 인간이 어떤 계기로 전혀 다른 인간으로 태어나는 지를 보여주는 흥미 진진한 료마의 일대기다.

료마는 우리에겐 낯설지만 일본 아사히신문이 여론 조사해 발표한 ‘일본 1000년의 리더’에서 오다 노부나가와 도쿠가와 이에야스를 2, 3위로 제치고 1위를 차지할 정도로 일본내에서는 존경받는 인물이다. 일본의 국민 작가 시바 료타로는 ‘료마가 간다’ 라는 대하소설을 낸 바 있다.

소프트 방크의 손정의 회장은 일본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중학생때부터 그를 숭배하여 마음속으로부터 따라 배우기를 했다”며 “열성은 자기가 들이고 공은 주위로 돌리는 헌신성, 고정관념에서 탈피하는 독창성, 순수한 열정은 료마를 일본 최고의 CEO로 만든다”고 말하기도 했다.

료마를 좋아하는 오부치 게이죠 일본 전 총리는 이렇게 말했다. “뛰어난 개인능력, 탁월한 미래 예측력, 거중 조정력, 그리고 앞서가는 등용술은 메이지 유신 성공의 일등공신이었다. 정파의 이해관계를 적절하게 조정하여 안정된 정국을 이끌어야 하는 일본 총리로서 나는 힘들 때마다 일본 번영의 토대를 마련한 료마를 찾고 있다.”

료마의 면모는 대통령 선거와 지방자치 선거를 앞둔 앞으로의 1년간의 정치현실에서 우리 나라 정치가들도 반드시 참고해 볼만 하다. 많은 국민들은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폭풍전야 같은 앞으로의 1년을 약간 두려운 마음으로 지켜보고 있다. 지역감정과 지연 학연의 폐해가 치유불능일 정도에 이른 한국의 정치 현실속에서 정치인들이 이 책을 읽고 모두가 승리하는 지혜를 배우길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안희탁 옮김.

안춘식(한양대 경영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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