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례1〓9일 미국경기전에선 국제대회에서 보기 드문 ‘위장 오더사건’이 발생했다. 경기시작 1시간 전 미국팀의 테리 프랑코나 감독이 한국 벤치로 와 김정택 감독에게 “우리팀의 선발은 좌완이다. 한국팀은 누가 선발이냐”고 물었다. 황당해한 김 감독은 “노 코멘트”라고 대답. 이에 미국은 좌완선발용과 우완선발용의 두 가지 배팅오더를 준비했다. 경기 30분 전 양팀 감독이 주심앞에서 오더를 제출하는 시간. 프랑코나 감독은 오더를 교환할 때 뒷주머니 양손에 두 가지 오더를 들고 있다가 한국의 선발이 왼손 이혜천인 것을 곁눈으로 확인하곤 우타자위주의 배팅오더로 잽싸게 바꿔치기 했다. 국제대회에서 있을 수 없는 비상식적인 매너였다.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오른 김 감독은 “야구생활에서 처음 당해본 일”이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사례2〓‘텃세와의 전쟁’. 최근에 불고 있는 대만의 한국연예인들에 대한 ‘한류열풍’에도 불구하고 야구에 관해서만은 한국은 대만에서 ‘왕따’분위기다. 한국선수단은 대회초반 대회조직위원회에서 배팅오더용지를 넉넉하게 주지 않아 애를 먹었다. 몇몇 경기를 치를 때엔 선수단 버스가 운동장 정문이 아니라 외곽에 정차를 해주는 바람에 선수들이 그라운드로 가기 위해 무거운 장비를 들고 먼 길을 돌아갈 때도 있었다. 대만팬들은 한국이 경기를 할 때면 무조건 상대팀을 응원한다. 대만이 한국을 ‘공적’으로 여기는 데는 이유가 있다. 99년 서울아시아경기대회 때 한국의 ‘텃세’와 심판판정 때문에 시드니올림픽 티켓을 따지 못한 데 대해 ‘원한’을 갖고 있다. 따라서 14일 열리는 대만전에서 한국이 이길 확률은 10%도 채 안 된다는 게 현지 분위기다.
<치아이(대만)〓김상수기자>s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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