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기의 끝자락에 창단됐지만 어느 악단보다도 왕성한 활동을 보이고 있는 두 교향악단이 첫 내한연주를 갖는다.
26일 7시반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 무대에 오르는 말레이시아 필하모닉 오케스트라(MPO)와 24일 같은 시간, 같은 장소에서 공연을 갖는 런던 페스티벌 오케스트라(LFO)가 그들.
창단된지 3년에 불과하지만 말레이시아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이름은 낯설지 않다. MPO는 1998년 8월 세계 최고층 빌딩으로 건립된 쿠알라룸푸르 ‘페트로나스’ 빌딩의 페트로나스 필하모닉 홀에서 창단연주를 가졌고, 이때 협연자로 등장한 연주가가 한국의 바이올린 신동 이유라였다.
이후 페트로나스 필하모닉 홀을 거점으로 연 100여회의 연주를 펼치면서 MPO는 네빌 마리너, 므스티슬라프 로스트로포비치 등 세계적 거장들과 협연, 빠른 시일 안에 성가를 높였다.
어떻게 ‘제3세계’의 신생악단이 단기간에 뉴스의 초점으로 떠올랐을까? 여기에는 우리가 상상하기 힘든 ‘사고(思考)의 개방성’이 있다. MPO의 105명 단원 중 대부분은 유럽인이다.
국적을 가리지 않고 역량이 뛰어난 단원을 좋은 조건 아래 선발한 결과 22개국인으로 구성된 ‘다국적’악단으로 태어나게 된 것.
첫 내한연주에서 이들은 음악감독 키스 베이클즈의 지휘로 브루흐 바이올린협주곡 1번, 라흐마니노프의 교향곡 2번 등을 연주한다. 라흐마니노프의 교향곡 2번은 가을을 상징하는 대표적 작품이다.
미도리를 잇는 일본의 바이올린 유망주 야요이 토다가 브루흐의 곡을 협연한다. 2만∼4만원. 02-598-8277
24일 연주를 갖는 LFO는 1980년 창단된 런던의 신생악단. ‘런던필, 런던심포니, 필하모니아, 로얄필, BBC’로 이어지는 런던 ‘빅5’ 명단에는 들지 못한다. 그러나 영국 전역을 무대로 펼쳐지는 ‘대성당 클래식스’ 연주 시리즈와 방송활동 등을 통해 영국 대중에게는 가장 낯익은 악단 중 하나. 바흐에서 현대음악에 이르는 70여장의 음반도 이들의 자랑거리다.
설립자 로스 포플의 지휘로 슈만 교향곡 3번 ‘라인’등을 연주하고, 1990년 에이버리 피셔 커리어 그랜트상의 주인공인 바이올리니스트 김지연이 차이코프스키의 바이올린 협주곡 D장조를 협연한다. 최근 장영주가 런던 필과 협연한 바로 그 레퍼토리다. 소프라노 주디스 하워드는 거슈윈 ‘섬머타임’, 구노 ‘파우스트’ 중 ‘보석의 노래’ 등을 노래한다. 2만∼7만원. 02-599-5743
<유윤종기자>gustav@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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