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점에서 스포츠는 청소년들에게 일종의 다목적 댐처럼 홍수조절 기능을 한다. 수능시험을 마친 그들은 그동안 저장해둔 에너지를 발산하기 위해 농구장으로 스키장으로 뛰쳐나갈 것이다. 그러나 이상의 이야기는 그야말로 ‘평범한 청소년’들에게나 해당하는 것이다. ‘평범하지 않은’, 그러니까 대학 진로도 막히고 마땅히 익힌 기술도 없고 집안도 넉넉치 못한 아이들. 그들에게 있어 스포츠는 단순한 분출구 이상이다. 이 친구들은 모든 에너지를 스포츠에 쏟아버림으로써 스스로 자기조절을 하는지도 모른다.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의 ‘바스켓볼 다이어리’가 꼭 그런 영화다. 미국프로농구(NBA)에 진출하는게 꿈인 짐. 그와 친구들은 뛰어난 농구 실력을 가진 아이들이자 공인된 문제아들이기도 하다. 그들에게는 언제나 위험 바이러스가 따라다닌다. 조금만 허술한 틈이 보이면 그 바이러스는 짐과 친구들에게 파고든다.
농구, 글쓰기, 그리고 대학진학을 꿈꾸던 그들에게 마약이라는 바이러스가 침투한 것은 ‘평범하지 않은’ 그들에게 어쩌면 당연한 과정처럼 보인다. 재미삼아 접해 본 마약은 곧 그들의 인생을 수렁으로 몰아넣는다. 연이은 범죄 행각, 강도, 매춘. 끝내 가정으로부터도 외면을 받는다.
영화는 아주 ‘터프’하지만 지나치게 거칠다. 사물의 핵심에 도달하지 못한 까닭이다. 거친 화면과 충격적인 사건으로 일관하다 보니 짐과 그 친구들이 작가, 음악가 그리고 농구선수로 갱생하는 과정이 너무 교과서적이다. 하지만 격렬한 에너지를 주체할 수 없는 ‘평범하지 않은’ 청소년들에게 정말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절실하게 호소하는 바는 크다.
(정윤수·스포츠문화칼럼니스트)
pragu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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