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신림5동 패션문화거리로

  • 입력 2001년 11월 22일 18시 31분


서울대, 고시촌, 달동네, 순대타운…. ‘신림동’ 하면 떠오르는 단어다. 여기에 ‘패션’이라는 말을 하나 덧붙이면 어떨까.

서울 관악구 신림동이 강남구 압구정동, 서대문구 신촌, 성북구 성신여대 입구, 광진구 사가정역 주변과 건국대 입구 등 기존 패션거리에 도전장을 냈다.

지하철 2호선 신림역에서 6번 출구로 나와 보라매공원 방향으로 100m, 신림5동 1439 일대 신림상설타운. 옷가게가 올망졸망 모여 있는 이 곳이 ‘걷고 싶은 패션문화의 거리’로 단장돼 24일 축하공연과 함께 새롭게 선보인다. 주변 순대타운, 롯데백화점 관악점, 보라매공원 등과 더불어 주말 쇼핑 나들이코스로 제격이다.

▽젊은이의 쇼핑 천국〓밀집한 상설 할인매장과 중저가 캐주얼 브랜드가 주머니사정이 넉넉하지 않은 젊은이들을 유혹한다.

현재 입점해 있는 브랜드는 베이직, 보브, ENC, 파코라반, 이신우, 쿠기, FRJ, 나크나인, 행텐, 지피지기 등 줄잡아 30여개. 대부분 만든 지 1년 정도 지난 재고품을 가져다 정가의 50% 안팎에 판다. 연인끼리, 가족끼리 와서 큰 돈 들이지 않고도 한 벌씩 장만할 수 있는 곳.

22일 이 곳을 찾은 회사원 이석희씨(29·여·서울 용산구 용산동)는 “톡톡 튀는 패션감각이 마음에 들어 자주 찾는다”며 “신세대의 활기찬 모습을 보는 것도 좋다”고 말했다.

▽패션문화의 거리는〓왕복 2차로 좁은 도로를 덕수궁 돌담길처럼 일방통행으로 바꾸고 보도 폭을 크게 넓혔다. 차가 질주하지 못하게 도로를 곡선형으로 고치고 도로는 붉은 색과 아이보리색 투수(透水) 콘크리트로, 보도는 고압블록과 점토벽돌 화강암판석으로 단장했다.

‘머리의 길’ ‘얼굴광장’ ‘몸의 길’ 등 3개 지구로 나눠 8등신 패션모델의 여체를 형상화했다. 중앙광장에서 도림천변까지 ‘머리의 길’은 검은색 화강암판석을 회오리 모양으로 장식해 여성의 긴 머리카락이 바람에 날리는 모습을 연상케 한다. 입구에서 광장에 이르는 ‘몸의 길’도 여성의 부드러운 곡선미를 염두에 두고 설계한 것이며 여성을 상징하는 가슴분수대도 있다. 중앙 사거리 ‘얼굴광장’은 야외 이벤트무대로 쓸 수 있도록 했다.

▽축하 공연〓24일 오후 6시 반부터 중앙 얼굴광장에서 상가협의회 주최로 패션문화의 거리 조성 축하공연이 열린다.

젊은이의 거리답게 Y2K, 디베이스, 클릭B, 투야, 유리, 태사자, 왁스, 김상민, 샵 등 신세대 인기그룹이 총 출동한다.

상가협의회는 이 축하공연을 ‘불우청소년 돕기 사랑의 콘서트’로 이름 붙이고 옷 3상자와 성금 100만원을 내놓을 예정이다. 이상갑 상가협의회 회장(54)은 “젊은이들에게 패션문화의 거리를 널리 알리기 위해 기획한 공연이지만 이왕이면 뜻 있는 일을 해보자는 회원들의 뜻에 따라 사랑의 콘서트로 한 것”이라고 말했다.

<정경준기자>news9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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