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명품 브랜드 보다 짝퉁이 좋아요"

  • 입력 2001년 11월 27일 18시 57분


샤넬 귀고리와 스카프페라가모 머리핀구치 가방카르티에 시계 목걸이 반지
샤넬 귀고리와 스카프
페라가모 머리핀
구치 가방
카르티에 시계 목걸이 반지
《루이뷔통 가방, 카르티에 시계, 페라가모 구두….

캠퍼스에서도 적잖이 발견되는 명품들이지만 유심히 살펴보면 가짜상표를 단 이른바 ‘짝퉁’인 경우가 상당수다.

복제품들도 정교함에 따라 A, B, C급으로 나눠지는가 하면 가격도 이에 따라 차등이 이뤄지는 등 ‘짝퉁’은 해가 갈수록 진화하고 있다.

성신여대 의류학과 이승희 교수팀이 최근 서울 경기지역에 거주하는 여대생 500명을 상대로 ‘짝퉁’의 구입 실태와

구매자 의식조사를 실시했다. 이번 조사는 ‘짝퉁’에 대한 최초의 ‘학계 보고서’라는 점에 의미가 있다.》

# 진품보다 좋다?

조사한 학생들 중 ‘짝퉁’을 구입한 경험이 있는 학생은 절반이 조금 넘는 54%, 이들의 용돈은 21만∼40만원(58.6%)이 가장 많았다. 전공별로 보면 예체능계열 학생들은 61.3%, 의류학과 관련 학생들은 59%가 ‘구입한 적이 있다’고 대답한 반면 공대(36%), 인문계열(41.3%)은 상대적으로 덜했다. 동대문(44.7%)이 구입장소 1위로 꼽혔고 이화여대앞(13.7%), 이태원(10.5%)이 뒤를 이었다. 남대문시장은 동대문 상권의 등장으로 2.8%선으로 줄었다.

‘짝퉁’을 구입한 이유는 ‘명품과 같은 디자인 때문에’(26.7%) ‘진품에 비해 가격이 싸기 때문에’(22.5%) ‘구입이 용이하므로’(10.6%) 의 순으로 나타났다. ‘상표의 이미지를 상대방이 의식하기 때문’(9.0%) ‘유행을 따라가기 위해서’(9.0%)라는 의견도 있었다.

# '프라다 가방'이 최고 인기상품

‘짝퉁’의 구입행태는 잡화 액세서리에 많이 치우쳐 있다.

품목별로 보면 가방이 47.4%로 제일 많았고 의류(19.9%) 신발(15.1%) 액세서리(11.7%)가 뒤를 이었다. 단일 액세서리인 선글라스도 4.3%나 됐다.

종목별 ‘빅3’ 브랜드에 집착하는 ‘브랜드 편식’ 현상도 두드러졌다.

페라가모 구두 / 프라다 가방

가방의 경우 프라다가 양어깨에 메는 검은색 배낭을 필두로 45.0%의 압도적 1위를 차지했고 이어 루이뷔통 19.7%, 구치 6.4%의 순. 구두는 상표 휘장이 크게 박혀있는 페라가모가 35.2%로 1위였고 구치가 24.1%, 프라다가 18.5% 순.

액세서리로는 강아지 모양의 펜던트가 인기를 모으고 있는 아가타(19.4%), 심플한 디자인의 카르티에(17.7%), 하트 모양 목걸이를 앞세운 티파니(16.1%)로 나타났다. 선글라스는 구치(40.0%) 샤넬(14.3%) 프라다(11.4%)가 선호 브랜드.

의류는 DKNY가 24.5%, 프라다 20.8%, 캘빈클라인 11.3%, 아르마니 9.5%, 버버리 9.4%로 비교적 고른 수치를 나타냈다.

# 'A급 짝퉁'의 가격 인플레

‘짝퉁’ 중에서도 외관이 정교하게 복제된 A급은 가격이 정품의 절반에 해당하는 것들도 있다. 조사대상자 중 버버리 가방은 24만원, 페라가모 구두는 16만원, 캘빈클라인 의류는 40만원, 프라다 선글라스는 20만원을 주고 산 경우도 있기 때문. 그 밖의 물품은 가방 신발 액세서리가 평균 6만∼6만5000원선, 의류는 18만원대 등으로 진품에 비해 10∼30% 수준.

<조인직기자>cij1999@donga.com

◆ '짝퉁'이란=명품 복제품

‘짝퉁’이란 단어는 가짜 상표를 뜻하는 ‘짜가’에다 복제품들이 리어카 노점상 등으로 ‘퉁겨져’ 나왔다는 의미가 합쳐지며 파생됐다는 설이 유력하다. 90년대 후반 이후 해외 명품 브랜드들이 한국에 대거 진출한 뒤 명품을 모방한 상품이 늘어나면서 ‘짝퉁’이란 말은 주로 명품 복제품에 국한돼 사용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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