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퍼스에서도 적잖이 발견되는 명품들이지만 유심히 살펴보면 가짜상표를 단 이른바 ‘짝퉁’인 경우가 상당수다.
복제품들도 정교함에 따라 A, B, C급으로 나눠지는가 하면 가격도 이에 따라 차등이 이뤄지는 등 ‘짝퉁’은 해가 갈수록 진화하고 있다.
성신여대 의류학과 이승희 교수팀이 최근 서울 경기지역에 거주하는 여대생 500명을 상대로 ‘짝퉁’의 구입 실태와
구매자 의식조사를 실시했다. 이번 조사는 ‘짝퉁’에 대한 최초의 ‘학계 보고서’라는 점에 의미가 있다.》
# 진품보다 좋다?
조사한 학생들 중 ‘짝퉁’을 구입한 경험이 있는 학생은 절반이 조금 넘는 54%, 이들의 용돈은 21만∼40만원(58.6%)이 가장 많았다. 전공별로 보면 예체능계열 학생들은 61.3%, 의류학과 관련 학생들은 59%가 ‘구입한 적이 있다’고 대답한 반면 공대(36%), 인문계열(41.3%)은 상대적으로 덜했다. 동대문(44.7%)이 구입장소 1위로 꼽혔고 이화여대앞(13.7%), 이태원(10.5%)이 뒤를 이었다. 남대문시장은 동대문 상권의 등장으로 2.8%선으로 줄었다.
‘짝퉁’을 구입한 이유는 ‘명품과 같은 디자인 때문에’(26.7%) ‘진품에 비해 가격이 싸기 때문에’(22.5%) ‘구입이 용이하므로’(10.6%) 의 순으로 나타났다. ‘상표의 이미지를 상대방이 의식하기 때문’(9.0%) ‘유행을 따라가기 위해서’(9.0%)라는 의견도 있었다.
# '프라다 가방'이 최고 인기상품
‘짝퉁’의 구입행태는 잡화 액세서리에 많이 치우쳐 있다.
품목별로 보면 가방이 47.4%로 제일 많았고 의류(19.9%) 신발(15.1%) 액세서리(11.7%)가 뒤를 이었다. 단일 액세서리인 선글라스도 4.3%나 됐다.
종목별 ‘빅3’ 브랜드에 집착하는 ‘브랜드 편식’ 현상도 두드러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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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방의 경우 프라다가 양어깨에 메는 검은색 배낭을 필두로 45.0%의 압도적 1위를 차지했고 이어 루이뷔통 19.7%, 구치 6.4%의 순. 구두는 상표 휘장이 크게 박혀있는 페라가모가 35.2%로 1위였고 구치가 24.1%, 프라다가 18.5% 순.
액세서리로는 강아지 모양의 펜던트가 인기를 모으고 있는 아가타(19.4%), 심플한 디자인의 카르티에(17.7%), 하트 모양 목걸이를 앞세운 티파니(16.1%)로 나타났다. 선글라스는 구치(40.0%) 샤넬(14.3%) 프라다(11.4%)가 선호 브랜드.
의류는 DKNY가 24.5%, 프라다 20.8%, 캘빈클라인 11.3%, 아르마니 9.5%, 버버리 9.4%로 비교적 고른 수치를 나타냈다.
# 'A급 짝퉁'의 가격 인플레
‘짝퉁’ 중에서도 외관이 정교하게 복제된 A급은 가격이 정품의 절반에 해당하는 것들도 있다. 조사대상자 중 버버리 가방은 24만원, 페라가모 구두는 16만원, 캘빈클라인 의류는 40만원, 프라다 선글라스는 20만원을 주고 산 경우도 있기 때문. 그 밖의 물품은 가방 신발 액세서리가 평균 6만∼6만5000원선, 의류는 18만원대 등으로 진품에 비해 10∼30% 수준.
<조인직기자>cij1999@donga.com
◆ '짝퉁'이란=명품 복제품
‘짝퉁’이란 단어는 가짜 상표를 뜻하는 ‘짜가’에다 복제품들이 리어카 노점상 등으로 ‘퉁겨져’ 나왔다는 의미가 합쳐지며 파생됐다는 설이 유력하다. 90년대 후반 이후 해외 명품 브랜드들이 한국에 대거 진출한 뒤 명품을 모방한 상품이 늘어나면서 ‘짝퉁’이란 말은 주로 명품 복제품에 국한돼 사용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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