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덕을 타고 내려온 이는 이 곳 스키강사 이만천씨(27). 그는 “일반 스키를 타다 지루하면 이 스키를 타보곤 한다”고 말했다. 카빙스키는 회전각을 줄여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회전을 할 수 있도록 고안된 스키. 이러한 카빙스키의 길이를 줄여 놓은 것이 ‘쇼트 카빙스키’다. 보통 스키의 길이가 140∼170㎝인데 이러한 ‘쇼트 카빙스키’의 크기는 110∼130㎝ 정도.
“길이가 짧으면 회전 반경이 더욱 작아져 턴 동작이 더욱 더 쉬워집니다. 폴대없이 타도 손이 자유로우니 더 편합니다.”
평평한 곳에서 두발을 번갈아 양쪽으로 제치며 나아갔다. 언덕에서 내려올 때 회전하며 몸을 숙이고 손을 늘어 뜨리는 모습은 스케이트선수의 모습을 연상시켰다. 크고 작은 회전을 자유롭게 선보였다. 언덕을 질주하는 빙상선수같다고나 할까. 그러나 눈에 익은 폴대가 보이지 않아 한편으로는 불안해 보였다.
그 때 막 ‘쇼트 카빙 스키’를 타고 내려온 여성 스키어 최경희씨(20·대학생)에게 이같은 점을 물어보았다. 최씨는 스키를 배운지 5시즌이 되었고 요즘 한 참 이 스키를 타고 있다. “더 쉽고 재밌습니다. 스키와 친해지려고 하면 타보세요. 폴대를 짚고 안 짚고는 선택사항이죠.”
그렇다면 전문가들의 의견은 어떨까. ‘쇼트 카빙스키’의 일종인 ‘플래쉬스키’ 수입업체인 ‘엑심’(02-476-8834)의 이봉우(51)영업이사는 “스키길이가 길면 스피드와 안정성이 뛰어나지만 길이가 짧으면 회전이 상대적으로 쉽다”며 “초심자들도 편하게 배울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박용철 대한스키협회 전임지도자는 “쇼트 카빙스키는 초심자들이 다루기에 분명히 편한 점이 있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회전이 용이한 쇼트 카빙스키의 참 묘미를 즐기려면 어느 정도의 숙련도와 기술이 필요하다”며 “회전의 재미를 제대로 맛보려면 중급이상의 기술을 익힌 뒤에 본격적으로 도전하는 것이 좋다”고 권했다.
<이원홍기자>blues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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