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통신]IT업체 "올 겨울 따뜻할거야"

  • 입력 2001년 12월 7일 18시 25분


“이제 숨통이 좀 트일까요? 용산에서 PC 제품을 판 지 4년이 됐지만 올해 같은 불황은 처음이었어요. 그래도 9, 10월까지는 워낙 팔리지 않다가 이제는 좀 나아지고 있어 다행이에요.”

7일 서울 용산전자상가에서 만난 전자랜드21 PC매장 영업부장 김용연씨(29)는 연방 입가에 웃음을 머금으며 이처럼 말했다.

용산상가 상우회 회장이자 대서전자 사장인 김용운씨도 기대감을 내비쳤다. “11월 PC 판매 대수는 10월보다 15% 정도 늘었지요. 그동안 경기가 워낙 추웠기 때문에 이 정도만 따뜻해져도 상인들은 기쁩니다. 사실 이번 겨울에도 경기가 회복되지 않으면 문을 닫아야 할 만큼 어려운 상가들이 많았거든요.”

‘한국 전자제품의 메카’ 용산전자상가는 요즘 기대에 들떠 있다. 정보기술(IT) 경기가 회복될 조짐이 보이면서 상가를 찾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IT 경기의 ‘바로미터’인 PC 수요가 회복세다. 10월에 8만2000대에 그쳤던 삼성전자의 판매량은 11월에 36.6%나 늘어난 11만2000대까지 올라섰다. 삼보컴퓨터도 마찬가지. 4만7000대에서 6만1000대로 29.8% 증가했다.

용산전자상가의 한 대형 매장에서 컴퓨터 구입을 상담하는 사람은 10월에는 주말 기준 평균 5, 6건에 그쳤으나 지금은 30∼40건으로 크게 늘어났다.

삼보컴퓨터 관계자는 “이번 달 주문명세를 검토한 결과 내수 및 수출물량이 11월보다도 늘어날 전망”이라고 말했다.

최근 PC 수요가 늘어난 것은 방학과 입사(入社)철을 맞아 신규수요가 생긴데다 윈도XP 및 펜티엄4가 본격적으로 자리잡은 데 따른 것이다.

특히 내년 1월 인텔측이 펜티엄4 가격을 다시 내릴 계획을 갖고 있어 PC 수요는 앞으로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메모리 반도체의 시중가격도 바닥에서 벗어났다. 256메가SD램의 경우 전자상가 등지에서 10월 중순만 해도 2만원선에 팔렸으나 지금은 3만원대로 올라섰다.

초박막트랜지스터액정표시장치(TFT-LCD)는 회복세가 더욱 뚜렷하다. 15인치 패널의 가격은 최근 200달러대에서 230달러로 15%나 올랐지만 계속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 부품 및 소재업체들도 활력을 찾아 백라이트 유닛, 인쇄회로기판(PCB) 등 핵심 부품 생산라인이 풀가동에 들어갔다.

세계적으로도 IT 경기가 서서히 살아나고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미국 상무부는 최근 IT분야 재고가 이미 조정을 끝냈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그러나 IT 경기가 본격 회복세를 보일지는 의견이 엇갈린다. AG 에드워즈 증권의 토니 보스 애널리스트는 “분기마다 안정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지만 ‘늑대소년’의 경우와 비슷하다”며 “아직은 여전히 비관적”이라고 분석했다.

<하임숙기자>arteme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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