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능력이 중시되면 조직 구성원간의 단결력이나 연대의식은 약화되기 마련이다. 기업의 해체와 재구성이 빈번하고 평생직장, 공동운명체란 인식이 희박해지는 요즘엔 더욱 그렇다.
그러나 개개인의 역량이 아무리 뛰어나더라도 뭉치지 않으면 기업은 물론 개인도 살아남기 힘들다. ‘패밀리 의식이 최강의 팀을 만든다’는 ‘조직력이 최고의 경쟁력’이란 진리를 다시금 일깨워주는 책이다. 각기 다른 개성의 조직원들이 하나로 뭉치기란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사람마다 제각각 성격차, 기호차, 나이차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리더 혼자 아무리 똑똑하다 해도 크고 작은 갈등으로 팀원들이 분열되어 있다면 속수무책일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조직 안에서 부딪히기 쉬운 갖가지 인간적인 마찰을 극복하고, 최강의 팀워크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이 책을 공동집필한 필과 도리스 부부와 큰아들 도널드, 작은 아들 더글라스는 실제 한가족이면서 각각의 분야에서 최고로 인정받는 경영컨설턴트들이다.
이들은 자신들이 축적한 컨설팅 경험과 가족간의 일화를 통해 가정과 직장의 유사점을 비교하고 최고경영자로부터 말단직원까지 실천할 수 있는 조직관리와 인간관리에 대한 조언을 한다.
데이비도프 가족은 조직관리의 해법을 ‘가정’에서 찾는다. 경영 자문을 할 때 세간에 주목받는 경영이론을 제시하는 것보다 가정 내에서 벌어지는 여러 상황을 조직 내 갈등 상황에 연관시키는 쪽이 훨씬 더 효과적이라고 제시한다. 이들이 말하는 조직관리의 해법은 한마디로 이렇다.
“가정에서 일어나는 부모자식, 혹은 형제간의 문제를 관찰하면 사무실에서 빚어지는 복잡한 갈등구조를 쉽게 이해할 수 있다.”
간혹 사무실에서 일어나는 동료간, 혹은 직원과 관리자간의 갈등을 유심히 살펴보면 형제간의 경쟁과 질시, 부모 자식간의 오해 등, 가족간에 벌어지는 것과 유사한 상황을 엿볼 수 있다. 직원간의 보이지 않는 경쟁의식, 책임자가 떠안는 과중한 업무, 갓난아기처럼 매사가 실수투성이인 신입사원 등이 그와 같은 경우다. 이는 곧 한 직장에서 근무하는 사람들에게는 가족처럼 일반화된 사회관계가 내포되어 있음을 뜻하는 것이다.
이 책은 경영자와 관리자의 입장을 우선시하던 조직관리서의 이전 방식에서 벗어나 조직원 개개인의 성격과 개성이 고려된 새로운 접근방식을 시도하며, 개인과 조직의 관계에 새로운 해석을 던지고 있다. 또한 단지 인간관계를 다루는 데 머물지 않고, 이러한 관계가 어떤 작용을 거쳐 업무 환경의 효율성을 높이고, 결국 경영자, 또는 관리자와 직원들 스스로가 함께 일하고 싶은 직장을 만드는지 설득력 있게 전달하고 있다.
오늘날 ‘단순화, 슬림화’ 추세로 빠르게 변하고 있는 기업 문화에서 갈수록 섬세함이 필요한 사람관리, 조직관리의 새로운 사례를 선사할 것이다. 손원재 옮김, 원제 Parenting The Office(2001).
갈정웅(대림정보통신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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