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곰곰이 생각해보면 한국팀이 지니고 있던 전통적인 고질병은 수비불안이 아니고 ‘문전처리미숙’이다.
지난 80년대와 90년대를 거치면서 항상 골결정력을 높이지 못해 중요대회에서 승리를 챙기지 못했던 한국.
과연 이번 2002년 월드컵을 통해 완벽한 문전처리를 할 수 있을지가 궁금해진다.
일단 현실적인 상황은 다소 어둡다.
많이 개선되긴 했지만 한국팀의 안전한 문전처리(=골결정력)을 저해하는 요인은 바로 새로운 공인구 ‘피버노바’.
아디다스에서 이번 월드컵을 위해 새로 선보인 피버노바는 역대 어떤 공보다 속도와 정확도를 높혔고 탄력도 증가시킨 공이다.
속도와 정확도를 높혔다는 점에서는 한국팀의 공격속도를 높이는데 일조할 것이 확실시되지만 탄력이 높아졌다는 점은 그다지 반갑지 않은 사항.
탄력이 좋아진 피버노바가 한국팀에 왜 불리할까?
이유는 이렇다.
한국축구의 문제점인 ‘문전처리미숙’은 선수들의 조급함에 기인한다.
지금은 많이 향상됐다고는 하지만 아직까지도 한국선수들은 골을 넣을 수 있는 긴박한 상황에서 여유있는 플레이를 펼치지 못하고 있다.
좋은 득점 찬스에서도 몸에 힘이 들어가는 바람에 득점에 실패하는 경우가 많았고 중거리슛 역시 파워에 의존하려는 경향이 많았다.
중거리슛은 파워보다는 정확한 임팩트가 중요하다.
슛 찬스에 발등의 어느 부위에 정확하게 공을 댈것인지 또 발목의 힘과 각도는 어떻게 조절할 것인가에 따라 정확한 슛이 나올 수 있다.
미국 평가전에서도 들어났듯이 한국의 중거리슛은 골문과는 거리가 다소 멀었다.
아직 피버노바에 적응되지 않은 탓도 있지만 아직도 힘에 의존한 슛팅 습관을 버리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문전에서도 강한 슛보다는 방향만 살짝 돌리는 동작만으로도 빠른 슛팅을 할 수 있는 것이 바로 피버노바다.
슛팅뿐만아니라 볼 컨트롤 역시 한국선수들에게 부담으로 다가온다.
기본기보다는 승리를 위해 일평생을 달려온 한국선수들에게 볼 키핑력이나 슛팅의 정확성 문제는 약간 등안시해온 사항.
지금 상황에서는 선수들의 빠른 적응을 기대할 수밖에 없지만 염려스런 마음을 거둘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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