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 ‘돈 버는 일’ 자체에는 큰 관심이 없으신 걸로 알고 있는데요.
- 하하. 저도 돈 좀 벌어야죠. 하지만 마케팅에는 관여하지 않을 생각이에요. 창작활동에 얼마나 방해를 받겠어요. 대신 이미지 컨셉트 결정과정에만 참여할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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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 국내 디자이너가 샤넬, 크리스티앙 디오르처럼 완전한 화장품 라인을 출시한 건 처음인데….
- 네. 사실 한불화장품에서 1987년부터 협의해 왔어요. 아직 때가 안 된 것 같아 미루다가 이번에야 기회가 닿았어요. 향수도 내년 3월에 나와요(‘앙드레 김 코스메틱’은 한불화장품의 자회사 패션코스매틱㈜ 제품. 수출도 추진한다. 앙드레 김 디자인 특유의 동양적인 무늬가 제품 용기에 들어가며 가격대는 수입 화장품 수준).
Q : 다른 사업 계획은…?
- 언젠가 홈 패션(침대 커버, 테이블보 등)도 할 거예요. 사업제안은 많았는데 결정을 못했죠. 이건 아직 밝히긴 이르지만 주얼리, 시계 사업도 협의중이에요. 컵, 식기류 등 도자기 제품도 고려하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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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 교복 디자인에도 관심이 많지 않으셨나요?
- 우리 아이가 다닌 학교(서울 H고)의 졸업식 가운을 디자인하려다 불발된 일 때문에 제가 몇몇 학교의 교복을 직접 디자인했다는 헛소문이 돌고 있죠. 가끔 길에서 만난 중고교 학생들이 “선생님, 저희 교복 선생님이 만들어 주신 거죠?”라고 물으면 미안한 생각이 들어요. 이들을 위해 뭔가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교복보다는 문구류, 팬시상품으로 보답할 생각이에요. 미국 뉴욕 ‘홀마크’ 매장에 갔더니 아기자기한 편지봉투며 포장지, 달력까지. 정말 예쁜 제품이 많더라고요. 로맨틱하고 환상적이고 동화적인 이미지가 꿈과 희망을 주잖아요. 저도 이런 브랜드를 만들고 싶어요.
Q : ‘앙드레 김 연구소’도 나올 법한데요.
- 정말 갖고 싶고 언젠가 만들어야죠. 시간이 없어서 엄두를 못 내고 있지만 자서전 출간제의도 많아요. 연구소가 생기면 아들(22·한국외국어대 불어과 3년)이 맡을 수도 있겠지요.
Q : 일벌레라는 별명이 있던데요.
- 1962년부터 디자이너로 일했으니 내년이면 40년을 맞네요. 나이가 들어갈수록 일하는 게 좋아져요. 요즘도 아침 5시 반이면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조간신문을 받아보고 즐거운 마음으로 의상실에 나오죠(앙드레김은 종합일간지, 경제지, 스포츠지 등 각종 신문 16개를 구독하고 5대의 TV로 공중파와 케이블 프로그램을 본다. “이렇게 하지 않으면 뭔가 놓치는 것 같아 항상 불안하다”고 한다). 저는 쉬는 날이 겁나요. 오죽하면 매년 새해 달력을 받아보고 ‘빨간 날’과 일요일이 겹치면 손뼉을 치며 좋아하겠어요. 일요일에도 오후엔 의상실로 출근하니 매일 일하는 셈이지요.
<김현진기자>brigh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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