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로 재직 중인 두 대표급 국내 피아니스트가 나란히 세밑 무대에 선다. 27일 오후 7시반 명동성당에서 열리는 김대진의 ‘모차르트 피아노협주곡 시리즈 2’와 28일 오후 8시 서울 서초동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리는 강충모의 ‘바흐 평균율 클라비어곡집 1권’ 연주회가 그것.
음악 역사에는 나란히 이름이 거론되는 인물들이 곧잘 눈에 뜨인다. 작곡가 드뷔시와 라벨, 피아니스트 빌헬름 박하우스와 빌헬름 켐프 등. 비슷한 시기에 한치의 양보없는 경쟁을 펼친 라이벌이다. 우리나라에서는 강충모와 김대진의 경우가 그렇다.
강씨는 1999년 야심적인 ‘바흐 전곡 연주’ 대장정을 시작하며 나태의 늪에 빠진 국내 연주계에 충격파를 던졌고, 김씨는 올해 9월 모차르트 피아노 협주곡 전곡 연주라는 대장정을 시작했다. 같은 학교에 재직하는 데다 최근 각각 존 필드의 녹턴 앨범(김), 바흐 골드베르크 변주곡(강) 앨범을 앞서거니 뒷서거니 발매한 점도 예사롭지 않다.
두 사람의 시리즈 연주회는 각각 2003, 2004년에야 끝이 난다. 이번 세밑 무대 역시 두 야심적 프로젝트의 여섯 번째 (강) 두 번째 (김) 콘서트다. 김씨는 이택주가 지휘하는 페스티벌 오케스트라의 반주로 협주곡 9, 13, 19번을 선보인다.
“바흐의 음악에는 엄정한 화성(和聲), 풍요한 선율 등 오늘날 서양음악의 기본구조가 다 들어있다. 굴드의 정교함과 리히테르의 서정미를 모두 살린 연주를 펼치고 싶다.”(강)
“달콤함, 명랑에서 멜랑콜리와 비극성까지 담고 있는 모차르트의 음악은 결국 사랑에 대한 동경을 표현한다. 그 사랑을 펼쳐보이고 싶다.”(김)
두 사람이 각각 시리즈 연주 출범에 앞서 털어놓았던 작업의도다. 섬세하고 아늑한 김씨의 모차르트, 유려하면서 강건한 강씨의 바흐가 앞으로도 수년 동안 우리 건반악계를 풍요롭게 해주기를 기대할 만 하다.
1만∼3만원. 02-780-5054(강), 1만∼5만원. 02-543-5331 (김)
<유윤종기자>gustav@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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