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5시, 용산 미8군 영내의 아침 구보 도중 불상사가 일어났다. 선두에서 천천히 달리던 미국 공수부대 출신 중대장이 갑자기 냅다 뛰기 시작한다. 대열의 맨 선두에 있던 나는 다른 고참들과 함께 대열을 흐뜨리지 않으려고 종전 스피드를 유지했다. 구보가 끝난 후 죄인처럼 질질 끌려 중대장 앞에 불려간 송일병.
“May I ask you a question before I answer you?” (물어보신 말에 대답드리기 전에 제가 한 말씀 여쭤봐도 괜찮겠습니까?)
“What did other people perceive us if our company ran in disorder?” (우리 중대가 무질서하게 뛴다면 남들이 보고 뭐라고 하겠습니까?)
“….”
대답을 한마디도 안 하고 물어보는 말만 사용하여 위기를 넘긴 송일병(이건 사실이다)의 영어를 분석해 보면 ‘물어보기 제1틀’이 어떻게 생겼는지 알 수 있다.
May(조) I ask(정) you a question before I answer you?
What(의) did(조) other people perceive(정) us if our company ran in disorder?
공식으로 표현하면 이렇다.
물어보기 제1틀:
(의) + 조 + 주 + 정 + (준)
여기서 괄호 안의 것은 필요에 따라 사용된다는 의미다. 제1틀에서는 의문사와 준동사를 필요에 따라 사용한다는 말이다. 그러면 언제 물어보기 제1틀을 사용하게 될까.
Did you ask him one more time? (그에게 한 번 더 물어보았나요?)
Shall we dance? (우리 춤 한 번 출까요?)
위의 두 문장에는 의문사와 준동사를 하나도 사용하지 않았다. 이때 의문사가 필요하면 문장의 맨 앞에 첨가하면 된다. 이것이 물어보기 제1틀의 전부이다.
When did you ask him one more time? (언제 그에게 한 번 더 물어보았나요?)
Where shall we dance? (어디서 춤을 출까요)
발음하는 방법은 의문사에서 한 번, 그리고 주어 다음에 약간의 휴식(pause)을 취하는 것이 좋다. 미국인들이 정상 속도로 발음하는 것을 녹음한 뒤 최대한 저속으로 들어보면 신기하게도 제1틀에서 강조하는 것처럼 의문사 다음과 정동사 바로 전(주어 다음)에서 숨을 쉬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약간의 반복 연습을 하면 여러분은 물어보기 제1틀에 깊숙이 빠져들 수 있다.
Why can’t they make up their minds yet? (왜 아직 그들이 결심을 못하지요?)
Can’t they make up their minds now? (그들이 지금 결심할 수 있을까요?)